한예조.MBC 갈등으로 '이산' 촬영 차질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조(위원장 김응석, 이하 한예조)가 MBC를 상대로 26일부터 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25일 오후로 예정됐던 MBC TV 드라마 '이산'의 촬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25일 '이산' 출연진의 한 매니저에 따르면 이 드라마 출연진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여의도 MBC에서 대본 연습을 한 후 오후 9시께 실내 세트장에서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한예조 측의 개입으로 예정된 촬영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 매니저는 "한예조 측 관계자가 대본 연습실에 들어와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노조원은 드라마 촬영에 임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이에 제작진은 한예조 측과 이야기를 나눈 후 출연진에게 '일단 오늘 오후로 예정된 촬영은 하지 않는다. 다만 심야에 다시 촬영을 시작할 수 있으니 대기하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드라마 실내 세트장으로 통하는 MBC 로비에는 한예조 노조원이 대거 머무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제작진은 "촬영이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배우들에게 촬영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대기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6일 새벽에라도 촬영을 재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주연 배우들의 매니저와 만나 촬영 재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6월9일 76회로 종영하는 '이산'은 26, 27일 방송분까지는 촬영을 모두 마친 상태다. 그러나 이번 주 촬영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6월2일 방영되는 74회분부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MBC와 출연료 인상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여온 한예조는 MBC가 지난 2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탤런트 8%, 가수 17% 인상 및 복지지원금 6억원 지급)을 거부하자 23일 MBC를 상대로 파업을 결정했다. 한예조는 탤런트, 성우, 희극인, 무술연기자, 가수 등 1만3천여 명의 대중문화예술인을 노조원으로 거느리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