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권에는 부는 'M&A 바람'

2008-05-26 09:00
  • 글자크기 설정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중국 은행권이 기업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은행들은 M&A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자산 기준 중국 6대 은행인 초상은행이 홍콩 윙렁은행의 지분 매각과 관련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중국 은행들이 본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이번 지분 인수건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분 인수 규모는 40억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윙렁은행의 지분 인수에는 공상은행과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뱅킹그룹(ANZ) 등이 유력한 협상 대상자로 거론된 바 있다.

초상은행은 윙렁은행에 3.1배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WSJ는 전했다. 초상은행이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홍콩증시에서 거래되는 윙렁은행의 주가는 지난 주말 152.30홍콩달러에 마감했다.

홍콩의 중형 은행에 속하는 윙렁은행은 지난 1933년에 설립됐으며 홍콩 전역에 35개의 지점을 갖고 있다. 자산 규모는 120억달러다.

초상은행은 윙렁은행의 인수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홍콩 금융시장에 대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초상은행의 홍콩 지점은 1개에 불과해 경쟁 은행에 비해 홍콩 시장 진출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초상은행의 경쟁은행인 중국은행의 경우 홍콩 지점만 280여개에 달한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은행권에서 해외 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공상은행이 우선 협상 대상자에서 탈락한 것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ICBS의 대변인은 "우리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추가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은행권은 최근 수년간 해외 금융시장 진출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10월 공상은행은 남아공 최대 은행인 스탠더드뱅크그룹(SBG)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공상은행은 이를 통해 SBG가 보유한 홍콩 지점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초상은행 역시 소매은행 사업과 신용카드 프랜차이즈 개발 경험을 살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에 지점을 열 계획이다. 초상은행은 이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중국 은행권의 해외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퉁타이 증권의 케니탕 애널리스트는 "중국 본토 은행들이 해외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홍콩을 거점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