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의 영향으로 인해 서울시내 주유소 5곳 가운데 1곳은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높거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강북구와 강서구 등 서민들이 거주하는 곳은 물론 소위 ‘부자동네’라고 하는 강남지역까지 번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5일 한국석유공사 한국주유정보시스템을 통해 본지가 서울시에 위치한 주유소 가운데 동·서·남·북·중앙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임의로 주유소 149개를 선정, 휘발유와 경유가격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24일 기준) 이 같이 나타났다. 강동구, 강서구, 강남구, 강북구를 해당지역의 대표적인 구로 선정했고, 서울의 중앙은 중구와 종로구로 평가했다.
분석에 따르면 149개 주유소 가운데 휘발유가 경유가격보다 비싼 곳은 122곳으로 전체의 81.8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경유가격이 휘발유보다 높게 책정된 주유소는 12.08%인 18개에 달했고, 휘발유와 경유가 같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유소도 9개(6.04%)나 됐다.
이는 국제유가 등의 영향으로 그동안 우려됐던 휘발유과 경유 가격역전 현상이 현실로 이어진 것으로 주목된다.
지역별로는 강북구의 18개 주유소 가운데 경유가 휘발유가격 보다 높은 곳이 절반인 9개에 달해 가장 많았고 이 가운데 2개는 같은 가격을 형성했다.
강서구는 34개 가운데 경유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싼 주유소와 휘발유와 경유가격이 같은 곳이 각각 4개였다. 강동구 또한 23개 주유소 가운데 경유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싼 곳은 3개였고, 휘발유와 경유가 같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곳이 1개였다.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역전현상은 강남지역에도 발생했다. 더욱이 이번 조사대상 지역 가운데 가격차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 또한 강남구였다.
강남구 49개 주유소 중 2개가 경유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쌌다. 각각 7개와 18개의 주유소가 위치한 중구와 종로구의 경우 휘발유가격이 경유보다 높은 곳은 한 곳도 없어 대조를 보였다.
가격별로는 강남구 GS타워 부근에 위치한 GS칼텍스 직영 주유소는 경유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싼 주유소 가운데 가격차이가 가장 많이 나는 곳으로 조사됐다.
이 주유소는 경유를 리터(ℓ)당 1963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휘발유는 1922원에 불과해 경유와 휘발유 가격차이가 41원에 달했다.
이어 강북구의 강북솔샘, 수유동 주유소도 ℓ당 경유값이 휘발유값보다 각각 17원, 14원씩 높게 거래됐다.
신종명 기자 skc11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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