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美경제침체 예상보다 깊고 길다"

2008-05-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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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방문 중 슈피겔과 인터뷰

   
 
워렌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길고 깊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사진)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긴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을 방문 중인 버핏은 24일(현지시간) 독일 슈피겔지와 인터뷰를 갖고 "미국은 이미 경기 침체에 빠져 있다"면서 "사람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학자들은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은 확실하다면서 조지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관리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버핏은 미국 경제의 침체가 예상보다 깊고 길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와 함께 금융기관들의 잘못된 투자로 미국 전역에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그는 평가했다.

버핏은 "금융기관의 실패로 수천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면서 "금융계의 실수로 산업 부문의 일자리가 없어졌지만 금융 부문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적게 봤다"고 꼬집었다.

그는 "금융산업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금융권을 규제하거나 조정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등 금융권을 강하게 비난했다.

버핏은 그러나 현재 시스템상의 여러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세상이 무너진다고 하더라도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에 대한 신중론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은 신용위기의 근원지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 본격적인 회복 신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기존주택판매는 주택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미부동산중개협회(NAR)에 따르면 미국의 4월 기존주택 판매가 월가 기대치는 넘어섰으나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고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으며 가격 하락률도 사상 두번째 수준으로 악화됐다.

NAR은 4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의 연율 494만채에서 1%감소한 489만채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주택 재고는 455만채로 무려 10.5% 증가하면서 4월 판매대비 재고 월수는 11.2개월로 높아졌다. 이는 지난 1999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수준이다.

중간 판매가격은 20만2300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동월대비 8% 하락했다. 이는 사상 두 번째 낙폭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회복 없이는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반등에 나서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TN 파이낸셜의 크리스토퍼 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이 개선될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주택 가격은 내년 말까지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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