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 대진으로 인해 중국 전역이 슬픔과 애도에 빠져 있지만 대지진 이후 진행될 복구 작업은 중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쓰촨성 대지진에 따른 사망 및 실종자가 7만4000명에 달하고 추가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당국의 적극적인 복구 의지와 함께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면서 경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2일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고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는 등 경제 거품이 빠지고 있는 가운데 대지진이 경제 미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기도 했지만 이같은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중국 정부는 피해 재건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이날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쓰촨성 복구를 위해 올해 700억위안(약 10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원 총리는 이번 지진으로 쓰촨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고 중국 경제 전체에도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평가했지만 기본적인 경제 추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지진으로 물가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지만 돼지사육이 늘고 있고 소비지출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역에 따라 석유와 석탄을 비롯한 에너지 수급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재난구조에 250억위안을 투입하는 등 올해 정부지출의 5%를 재난구조에 쏟아붓기로 결정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세수가 가파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재건에 투입될 비용 부담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재정흑자는 1700억위안에 달했으며 지난 1분기 세수는 전년 대비 30%나 증가했다.
소씨에테제네럴의 글렌 맥과이어 아시아태평양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초 내년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면서 "그러나 지진이 발생하면서 고정 자산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쓰촨성 대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이 9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쓰촨성이 중국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27%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낙관적인 경제전망의 배경이라는 평가다.
골드만삭스의 홍리앙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995년 일본에서 발생한 고베 대지진보다 쓰촨성 대지진이 미치는 영향이 더욱 적을 것"이라면서 "당시 일본 정부가 지진으로 인해 입은 손실은 GDP의 2.5%에 달했다"고 밝혔다.
쏘씨에테제네럴의 맥과이어 이코노미스트는 "고베 대지진 이후 일본의 건설 부문은 지진 복구에 따라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중국 역시 일본과 비슷한 경험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이나 인터내셔널 캐피탈은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본 쓰촨성에서 생산되는 곡식은 중국 전체의 0.4%, 육류는 0.17%에 불과하다면서 지진으로 인한 손실이 제한될 것이라는데 동의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