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게임개발사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이하 T3엔터)의 한빛소프트 인수는 중국 게임업체의 한국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 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국내 관련 업계 역시 이번 T3엔터의 한빛소프트 인수가 중국 최대 게임업체인 더나인의 자금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빛소프트가 T3엔터로부터 피인수 직후 주주총회를 개최, 공시한 3명의 이사 선임 명단 가운데 더나인 박순우 부사장이 포함돼 있다.
박 부사장으로서는 지난해초까지 한빛소프트에서 해외사업본부장을 맡다 지난해초 더나인의 부사장으로 영입됐지만 이번 인수로 인해 친정에 다시 복귀하게 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T3의 한빛소프트 인수와 직접적 관계가 전혀 없는 더나인의 임원이 이사 선임 명단에 오른 것은 더나인의 T3에 대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번 인수의 진짜 배경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풀이했다.
특히 T3엔터의 이번 인수가 더나인의 자금 지원이 없었다면 실질적으로 불가능했을 것 이라는게 업계의 주장했다.
한빛소프트가 2년째 적자로 고생하고 있다지만 지난해 매출이 662억원으로, 317억원의 T3에 비해 2배 이상의 규모가 있는 업체다. 또한 T3엔터는 매출이 거의 자사 주력작 ‘오디션’의 서비스를 맡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확한 인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400억여원으로 알려졌고 최근 T3엔터의 최대 주주인 G10엔터테인먼트(G10엔터)가 더나인으로부터 인수금액과 비슷한 3800만달러(한화 4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한 것 역시 우연이 아닐 것이라는 업계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이는 더나인이 막대한 자금으로 T3의 영향력을 강화한 뒤 T3를 통해 한빛소프트를 인수함으로써 국내 직접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아울러 더나인으로서는 T3의 ‘오디션’과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 런던’의 안정적인 판권 확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기대효과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미국이나 일본 등지의 글로벌 업체에 의한 국내 업체 인수는 있었지만 중국 업체의 국내 메이저급 업체에 대한 인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엄청난 규모의 시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는 중국 게임업계에 맞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용준 기자 sasori@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