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증시 랠리 시작됐나?

2008-05-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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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지수 5개월 최고치 이머징마켓 저점 대비 19% 상승 부동산시장 등 펀더멘털 개선 없어 불안

미국발 신용위기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 역시 화려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 2001년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올해를 시작한 글로벌 증시가 본격적인 반등에 나섰다는 기대감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의 반등은 이머징마켓이 주도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올들어 저점에서이미 19% 상승한 상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3월 중순 1300선이 무너지며 올해 저점을 기록한 S&P500지수 역시 낙폭을 만회, 지난 연말 대비 3% 내외로 하락폭을 줄였다.

   
 
최근 1년간 S&P500지수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이날 S&P500지수는 1426포인트를 기록하며 5개월 최고치로 장을 마감했다.

MSCI 월드인덱스는 지난 분기에 9.5% 급락했지만 3월 중순과 비교할 때는 13% 가까이 올랐다.

MSCI 월드인덱스에 속한 1933개 기업의 시가총액 감소액 역시 712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이는 3월에 기록한 손실 4조4900억달러에 비하면 6분의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업종별로는 미국 금융주의 반등이 특징적이다. 지난 2개월간 미국증시에서 금융업종의 주가 상승폭은 12%에 달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여년래 최대폭으로 금리를 인하한 것이 금융업종으로의 매수세를 이끌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커먼펀드의 마이클 스트라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개월 전 세계 자본시장은 마치 끝으로 치닫는 듯이 악화된 상태였다"면서 "그러나 연준의 경기부양 의지와 함께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대두됐다"고 말했다.

증시 낙관론자들은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추가 상승의 여지 역시 충분하다는 것이다.

   
 
미국 S&P500지수가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증시의 랠리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전경.

S&P500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3.8배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2003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주가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그만큼 투자심리가 회복됐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퍼스트 아메리칸 펀드의 데이빗 찰루프닉 이사는 "베어스턴스 사태 이후 투자자금이 위험 자산으로 흘러들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S&P500 기업 중 소매업종과 자동차업종 등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업종의 1분기 순이익은 월가 예상보다 11% 늘어났다.

이는 최근 소비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실제 소비자들의 씀씀이는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유가를 비롯한 상품가격의 고공행진에 힘입은 원자재업종의 주가 움직임은 눈이 부실 정도다.

미국 2대 철강업체인 US스틸의 주가는 3월 이후 75%나 상승했으며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빌리톤은 47% 올랐다. 브라질 최대 철광석업체 발레의 주가는 같은 기간 26% 상승했다.

이머징마켓에서는 브라질과 러시아증시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에너지 관련 기업이 시가총액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의 보베스파지수는 올들어 13.9% 올랐으며 러시아증시 또한 2월 저점 대비 24% 상승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증시 강세가 약세장 이후에 찾아오는 기술적인 반등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다이와 에셋 매니지먼트의 그레고르 스미스 매니저는 "지금 증시는 '베어마켓 랠리'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현재 경제 펀더멘털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주택가격이 1996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하락했다는 사실과 미국의 단독주택건설이 17년래 최저 수준을 나타내는 등 경제가 개선됐다는 조짐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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