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요식업종 대출 연체율 관리 '비상'

2008-05-1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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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광우병으로 매출 직격탄, 대출 연체 증가할까 노심초사

음식점 등 요식업체에 대출을 해 준 시중은행들이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내수 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음식점들이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광우병 사태로 직격탄을 맞을 경우 대출 연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AI 및 광우병 피해 업체와 가계를 위한 지원책을 내놓는 한편 요식업체 관련 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미 요식업을 '경기변동 유의업종'으로 지정해 타 업종보다 0.2~0.3%포인트 가량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등 리스크를 관리해 왔지만 이번 사태로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나은행 등은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위험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처하기 위해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음식점 등 요식업체에 대한 대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사태가 악화될 경우 연체율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추산한 지난해 말 기준 산업별 총 대출금 잔액은 440조원 정도로 이 가운데 음식·숙박업 대출 비중은 4%인 18조원 수준이다.

은행들은 올 들어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소호·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터져 전체 연체율 관리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경우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지난 3월 1.01%에서 지난달에는 1.03%로 0.02%포인트 상승했고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0.71%에서 0.81%로 0.1%포인트 올라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체 기업여신 80~90조원 가운데 음식·숙박업 관련 대출은 7~8조원 수준"이라며 "통계상 위험 징후가 나타나려면 한 달 정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AI가 시장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관련 업체들의 매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영업점 차원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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