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을 모르고 치솟던 국제 식품가격이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됐다. 밀과 설탕 등 주요 식품가격이 15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를 인용,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주요 식품가격을 수치화한 FAO인덱스는 4월 들어 216.7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수정치인 217보다 낮은 것이다. 쌀과 밀 등 주요 곡물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면서 FAO인덱스는 지난 1년간 52%나 급등한 바 있다.
FAO인덱스는 글로벌 식품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가장 정확한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
호세 마리아 숨시 FAO 사무차장은 "옥수수와 쌀을 제외하고 식품 인플레가 꼭지를 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식품가격의 하락이 시작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UN의 다른 주요 관계자들의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전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FAO인덱스가 하락한 것은 지난 2007년 1월이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곡물가 상승에 따라 농가의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이 멈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날씨가 양호해 전반적으로 작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식품가격의 추가적인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14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쌀 가격은 100파운드당 0.75% 하락한 21.49달러를 기록했다. 밀 역시 2.8% 하락한 7.735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밀값은 지난 2월말 13달러를 돌파한 뒤 절반 가까이 하락한 셈이 됐다.
일각에서는 미얀마에서 발생한 사이클론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바이오연료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곡물을 선두로 식품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여전히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FAO 역시 미얀마의 사이클론 피해로 미얀마가 극심한 쌀 부족 사태에 시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곡물가격 뿐만 아니라 금과 원유 등 상품가격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6월물 금가격은 온스당 3.10달러 하락한 866.5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58달러 하락한 124.22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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