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 개최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정부가 티베트 사태와 공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장(腸)바이러스' 사태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장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수족구(手足口)병이 몽골에서도 발생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몽골에서 첫 유사 수족구병 환자가 발생한 지난 8일 이후 환자수가 급속히 늘어나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를 포함한 6개성에서 유사 수족구병 발병 사례는 총 189건으로 집계됐다.
몽골 긴급상황총국에 따르면 환자의 대다수가 몽골 인구 260만 명 중 절반 정도가 밀집되어 있는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집중 발생했으며 이들 가운데 2명의 성인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아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긴급상황총국의 한 고위관리는 "유사 수족구병 환자수는 계속해서 증가 중이지만, 병세가 안정되어 사망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몽골 국가공중텔레비젼에 따르면 몽골 건강부는 지난 10일 이미 각 전염병동에 충분한 병실을 마련하여 발생가능한 긴급상황에 대처할 것을 지시했고, 관련 부서는 공공장소와 거리의 위생검사 및 소독작업을 강화하여 유사환자가 속출하는 지역의 격리조치했다.
장 바이러스는 감염되면 고열증세와 함께 손·다리·입 주변에 발진현상이 일어나 수족구병으로 불리며 주로 여름철에 면역력이 약한 5세 이하 유아나 영아에게 많이 발병한다.
성인은 감염돼도 대부분 발병이 안 되지만 호흡기 등을 통해 전염성은 매우 강하다. 중국에서 장바이러스는 3월 초 안후이(安徽)성에서 환자가 발생한 이후 두 달여 만에 부근 산시(陝西)성과 후베이(湖北)성을 거쳐 홍콩과 마카오에서도 환자가 발생해 감염자만 5000여 명에 가깝고 사망자도 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전염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장바이러스는 날씨가 더워지는 6~7월에 최고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 올림픽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중국이 대외적으로 '안전올림픽'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로 올릭픽 기간 중 어린이를 동반한 전세계 관광객들의 중국 방문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편 이번 장바이러스 사태에 따른 우려가 사실과 다르게 지나치게 확대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5~6월에 장바이러스가 발생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최근 사태는 특별히 악화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수준이라는 것이다.
중국 공정원(工程院)의 종난산(鐘南山)원사(院士)는 최근 중국 전역에서의 수족구병 발병이 올해 현저하게 늘어난 것이 아니냐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 "지난 2일 중국 위생부가 수족구병을 3군 전염병으로 확정했다"면서 "이에 따라 보고 건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국민들의 전염병에 대한 의식과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병원 통계를 통한 발병 건수 역시 증가했다"며 "과거에 비해 수족구병이 중국에 폭발적으로 집중 발생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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