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는 실질적인 침체에 빠졌다"(워렌 버핏), "미국은 경기침체로 미끄러지고 있다"(마틴 펠드스타인)
말 한마디로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인물들이 미국 경제의 침체론을 인정하고 있지만 증시는 이와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를 비롯해 하스브로와 포드자동차 등 미국인들의 가처분 소득에 의존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주가는 올들어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미국 경제 침체론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같은 기간 실제로 이들 기업들의 주가는 올들어 평균 15% 이상 상승했다. S&P500 소비재업종 역시 평균 6.6% 상승해 S&P500지수의 상승폭 5.9%를 넘어섰다.
월마트의 주가는 1월말 이후 16% 올라 지난달 말에는 4년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세계 2대 완구업체 하스브로의 주가는 50% 가까이 올라 지난 1일에는 9년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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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개월간 월마트 주가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
미국 경제 침체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씀씀이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소비재 기업들의 실적은 오히려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넘어섰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 4월 소매매출은 월가 전망보다 호전됐으며 리버소스 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투자기관들은 1170억달러에 달하는 세금 환급분이 지급되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웰즈의 제임스 폴슨 수석 투자전략가는 "경기가 침체에 빠졌다면 경기민감주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일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리버소스의 데이빗 조이 수석 투자전략가는 "최소한 단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경제는 침체를 피하고 있다"면서 "최근 경제지표는 개선되고 있으며 이같은 흐름은 향후 2개 분기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소비재업종의 주가가 완전한 회복권에 들어섰다고 보는 것은 섣부르다는 주장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올해 업종 강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주가는 크게 낮은 수준이기 때문. S&P500 소비재업종지수는 올들어 강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초와 비교할 때 여전히 16% 하락했다.
레솔루션 에샛 매니지먼트의 테리 어윙 공동 대표는 "소비재업종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면서 "높은 에너지 비용과 주택시장 침체가 미국인들의 소비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심리를 반영하는 소비자신뢰지수는 올들어 5년래 최저치로 하락했으며 주택판매는 17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어윙 공동 대표는 "미국인들의 가처분 지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은 아직 하기 힘들다"면서 "대단한 역풍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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