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길 제로인(펀드평가사) 상무
일부 거치식펀드에서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펀드런(대량매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최상길 전무는 증권시장분석협의회가 주최한 시황토론회에서 "지수가 1800선을 넘어선 후에도 펀드자금의 순유입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순유입 규모는 정체됐다"며 "고정적으로 유입되는 적립식펀드의 자금유입이 정체됐거나 거치식펀드에서는 순매도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의 순자산액은 2006년 이후 30조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지난달 말 기준으로 82조원에 달했다.
최 전무는 "펀드투자자는 시장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펀드순매도는 약세 국면에 들어선 후 급증하면서 증시에 매물압박으로 작용해 낙폭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 전무는 과거와 같은 펀드런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자들이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는 데다 최근 적립식 투자의 확산과 장기투자 분위기의 정착으로 인해 증시가 약세로 들어서도 2000년과 같은 대량 환매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최 전무는 펀드자산구성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채권형펀드가 퇴직연금의 확산과 재무설계 문화의 정착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제로인에 따르면 전체 펀드에서 주식형펀드 비중은 올 1월말 기준 56.9%로 선진국 수준이지만 채권형펀드 비중은 2.8%로 미국(14.7%)이나 일본(12.8%)에 크게 못미친다. 이 가운데 해외채권형펀드는 0.2%에 불과한 상태다.
최 전무는 "일본은 퇴직연금이 도입된 지 5년이 지난 후부터 채권형펀드가 급성장하기 시작했다"며 한국은 퇴직연금이 도입된 지 2년 반이 채 안된 데다 국내채권금리가 기대수익률에 크게 못 미쳐 향후 자금이 해외채권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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