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임금 직종의 대명사로 꼽혔던 은행권이 '돈잔치'를 끝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경기둔화와 예대마진 감소 등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데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정규직이 늘면서 등 인건비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은행들은 기존 직원들을 퇴직시키거나 신규 직원을 채용하지 않는 등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시행하고 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신입행원 공채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은행 측은 지난해 은행권 최대 규모인 700여명을 선발해 신규 인력 수요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국민은행이 국내 최대 은행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이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공채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 직원 평균 급여액은 7230만원으로 한국씨티은행에 이어 업계 2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수년간 2조원대 순익을 달성하면서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적극 나선 결과다.
그러나 올해는 금융시장을 포함한 경기 전반이 침체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만한 인력 운용은 자제하겠다는 것이 은행 측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의 보수가 올라가고 복지가 개선되면서 인건비 부담에 커졌다"며 "인력 구조조정과 성과급제 도입 등으로 인건비 절감을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지난 1월부터 만 55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피크제 대상 직원들로부터 자발 퇴직을 받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기는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해 412명을 퇴직시켰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도 지난해부터 희망퇴직을 실시해 각각 100명과 120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급여 수준이 높은 상위직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며 "올해 순익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은행들의 인건비 절감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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