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뱅크 관련 3개 은행 '신경전' 치열

2008-04-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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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통합 주도하겠다" 산은·기은, "메카뱅크 실익 없다"

메가뱅크 방안에 대한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통합 당사자인 우리금융지주와 산업은행, 기업은행 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과 산업은행, 기업은행을 한데 묶어 민간에 매각하자는 메가뱅크 방안에 대해 우리금융은 적극적인 찬성 입장으로 보이고 있다. 반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재정부와 우리금융의 행보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메가뱅크가 현실화할 경우 자회사인 우리은행과 경남은행, 광주은행에 기업은행까지 합쳐 은행 부문 경쟁력을 키우고 증권 부문은 우리투자증권에 산업은행 자회사인 대우증권을 합쳐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병원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금융 주도의 통합이라면 얼마든지 자금을 들여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일 "8조원을 들여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대우증권을 인수할 용의가 있다"며 "정부가 결정만 해주면 빠른 시일 내에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은 재정부와 우리금융이 주장하는 메가뱅크 방안에 우회적으로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전문가인 정부가 충분히 금융산업의 현주소를 감안해 합리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문제가 규모가 작아서인지, 시스템이 부족해서인지, 소프트웨어가 문제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해 메가뱅크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산업은행도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하고 있지 않지만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금융위원회에서 6월중 산은법을 개정한 후 7월 안에 지배구조를 민간주도로 바꿔 내년부터 지분 매각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마당에 새롭게 메가뱅크 방안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상황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은행 우선 민영화 방침이 철회될 경우 인력 이탈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인재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며 "기업은행도 중소기업 금융 전문인력 유출을 걱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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