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약달러가 상승 원인 56.5%<삼성연>
국제원자제 가격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일 삼성경제연구소는 '원자재가격의 급등원인과 전망'에서 원유, 소맥, 전기동, 철광석 등 4대 국제원자재의 가격이 급등한 원인 가운데 56.5%는 투기와 달러화 약세가 요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가을부터 실제치가 장기 추세치를 상회하기 시작해 지난 2월 20.9% 초과하는 '오버슈팅' 상태일 뿐 아니라 가격의 변동폭도 1년전에 비해 2.4배나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기준 국제통화기금(IMF) 상품가격지수는 원유, 유연탄, 소맥, 전기동, 대두 및 철광석 등 6개 품목 주도로 지난해 1월 대비 51.4%나 상승했다.
연구소는 급등을 주도한 품목 가운데 가장 기여율이 큰 원유, 소맥, 전기동과 철광석을 대상으로 가격급등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투기와 달러화 약세 요인이 최근 이들 4대 품목 가격급등에 56.5%나 기여해 수급보다는 투기자금, 달러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크게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품목별로는 원유가격의 급등원인 가운데 투기자금이 40.3%를 차지했다.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39.7%, 달러화 약세 4.5%, 수급불균형 1.8%였다.
올 두바이유는 지난해보다 배럴당 24.1% 상승한 연평균 84.8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맥 가격이 오른 이유는 투기자금 48.1%, 수출제한 등 정책요인 16.8%, 달러화 약세 15.6%, 수급불균형 1.4% 때문이었다.
전기동 가격 상승은 달러화 약세 54.8%와 수급불균형 26.1%, 투기자금 7.2%가 원인이었다.
철광석은 달러화 약세 55.4%, 중국의 수입증가 32.2%, 기타요인 12.4% 때문에 가격이 올랐다.
이지훈 수석연구원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은 경제성장률 하락과 물가상승을 불러와 한국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원유값이 오르면 가계의 실질구매력 저하와 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경제성장을 제약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맥 가격 상승은 스낵과자, 라면 등 서민생활과 직결된 제품의 가격상승을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진정되겠지만 상승기조는 추세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투기적 요인이 각 품목별 가격변동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에 거품이 끼어 있으며 일시적으로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정부와 기업이 가격 자체나 수급 측면 뿐 아니라 그 배후 국제자본의 움직임, 외환흐름, 지정학적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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