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와 곡물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의 폭등으로 무역흑자 기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12월 적자로 돌아선 무역수지는 5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째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22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은 179억5천69만달러, 수입은 218억2천184만달러로 무역수지는 38억7천115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체 수입액은 전월보다 6.6% 증가했지만 수출액은 오히려 1.8% 줄었다.
아직 이달 무역수지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적자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역수지 적자가 3개월째 이어지기는 지난 2003년(1~3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8억6천6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무역수지는 지난 1월 37억달러로 규모를 키우는 등 적자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처럼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요인으로 최근 폭등하고 있는 국제 원자재가를 지목했다.
실제로 최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기준 국제 유가는 100달러대를 넘나들고 있다. 곡물가격도 폭등세이기는 마찬가지로 지난 1월까지 일년 새 거래된 대두(콩) 및 밀, 옥수수 가격은 각각 95.8%, 79.9%, 25%씩 올랐다.
반면 지난달 원유 수입은 78.0% 늘어나는 등 원자재 수입은 43.5%, 곡물 수입은 32.0%씩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2% 올라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는 4월부터는 포스코가 브라질에서 들여오는 철광석 가격이 65% 인상돼 원자재가 고공행진에 따른 무역수지 압박은 가중될 전망이다. 중국에서 발생한 폭설도 수급 불안으로 이어져 철강 핵심원료인 유연탄의 가격 인상 압박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기준으로 지난 1998년부터 10년간 지속돼온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물가 상승으로 서민경제가 타격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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