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화재로 국보 1호 숭례문이 완전 소실된 가운데 문화재청은 11일 '숭례문 복구 기본방침'을 발표하고 "숭례문을 원형대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이성원 차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숭례문 화재현장을 방문해 '숭례문 복구 기본방침'을 공개하고 "2006년 제작한 정밀실측도면 182매를 기본으로 하고, 1960년대 초 발간된 숭례문 수리보고서를 참고로 해 숭례문을 원형대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장은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나 감식 등이 끝난 다음 가능한 한 빨리 복원을 시작하겠다"며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복원작업은 3년가량 걸릴 예정이며 추정 소요예산은 200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차장은 또 △기존 부재는 최대한 재사용하도록 하고 구체적 사용범위는 현장확인조사 등 자문위원회 결과와 자문을 받아 결정하며 △복원시에는 일본강점기 때 변형된 좌우측 성벽도 함께 복원하고 △문화재 위원, 소방관계 전문가 등으로 복원자문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등의 방침도 함께 공개했다.
이 차장은 그러나 "2005년 낙산사 화재사고 이후 '재난관리 매뉴얼'을 작성해 위기상황에 대처하도록 했지만 이번 화재에 대해서는 상황이 달랐다"며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또 "숭례문과 동대문은 모두 한식구조로 지어져 있어 적심에 불이 붙으면 외부에서 진화하기 어렵다"며 "동대문에서 유사한 화재가 발생해도 현재로서는 진화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최선의 방법은 관리를 잘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소방당국에 '숭례문이 중요문화재인 만큼 진화작업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요구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요청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이 차장은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사과하면서 "이번 화재를 계기로 문화재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방재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