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다루게 될 보건복지정책의 한 축인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개편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병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강보험팀장은 ‘보건복지포럼’ 최근호에 실은 ‘국민 건강위험의 보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현재의 건강보험 관리운영 시스템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건강보험 관리운영 시스템 개편 방향으로 △민주적인 지배구조 확립 △의사결정 구조 개편 △집행조직의 기능 재편 △기존 통합관리방식의 개편 등을 꼽았다.
최 팀장은 우선 건강보험제도의 민주적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보험자 역할을 맡고 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내 재정운영위원회를 ‘가입자위원회’로 전환해 의료 공급자 측과 직접 계약을 맺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정부가 보험자가 되면 건강보험은 국민연금, 산재·고용보험 등과 마찬가지로 기금으로 전환돼 국회의 심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현행 건강보험 집행조직인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심사기능을 통합해 ‘건강보험관리원’으로 일원화하는 방안도 내놨다.
건강보험관리원이 출범하게 되면 심평원은 평가전문기관인 ‘의료평가원’으로 전환된다.
그는 또 의료정보에 대한 통합관리와 공유를 위해 ‘건강정보원’과 같은 독립기구를 설립하고 건강보험 관리 시스템의 정보화를 위해 ‘전자카드’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기존 통합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경쟁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주장도 눈길을 끈다. 최 팀장은 저소득층의 의료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는 중증질환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이 공보험 역할을 맡고 가벼운 질환이나 신 의료기술 등 비보험 영역에서는 민영보험과 공보험 간의 경쟁을 허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 보험 재정 관리, 진료 적정성과 서비스의 질, 심사효율성 등을 기반으로 건강보험 내부적으로 시도 단위의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최 팀장은 “건보공단의 역할이 가입자의 건강을 관리하고 건강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강설계사’ 또는 ‘건강관리사’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이 같은 경쟁 시스템의 도입은 국민 건강위험 보장 수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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