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가 오는 13일부터 현재의 절반 이하로 내려간다. 금융회사들이 실제로 쓴 비용 안에서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개편 방안이 시행되면서다. 이에 따라 수수료 부담으로 '대출 갈아타기'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의 대환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 저축은행, 생명보험회사, 손해보험회사, 신협 등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 적용 대상 금융회사들은 각 금융협회를 통해 중도상환수수료율을 9일 공시했다.
 
중도상환수수료란 대출을 약정 기간보다 미리 갚을 때 내야 하는 수수료다. 금소법상 원칙적으로 부과가 금지돼 있지만 금융소비자가 대출일부터 3년 이내에 대출을 갚으면 은행이 예외적으로 부과할 수 있다. 은행이 대출을 내줄 때도 비용이 발생한다. 그런데 금융소비자가 빌리기로 약속한 기간 전에 이를 갚으면 은행은 남은 기간 이자를 받지 못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그간 구체적인 산정 기준 없이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었고, 금융위원회가 바로잡기에 나선 것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7월 실비용 내에서만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토록 하고, 해당 비용 외에 다른 항목을 추가하는 행위는 하지 못하도록 금소법 감독규정을 개정했다.

이로써 올해 금융소비자들의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앞서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이 커 대출을 갈아타고 싶어도 못 갈아타는 사례가 있었다. 은행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수수료율이 1.43%에 달하고, 주담대 특성상 대출 금액도 크다. 예컨대 은행에서 5억원을 빌린 사람이 대출 갈아타기를 하려면 715만원을 내야 하다 보니 3년간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3일부터는 은행권 고정금리 주담대는 수수료율이 1.43%에서 0.56%로 0.87%포인트 하락한다. 변동 주담대 수수료율은 1.25%에서 0.55%(0.7%포인트 하락)로 개선됐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은행권의 다른 대출과 저축은행 대출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도 대폭 줄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동안 부과된 중도상환수수료율에 비해 대폭 하락함에 따라 향후 국민들이 유리한 대출로 갈아타거나 대출금을 조기에 갚아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 공시된 중도상환수수료율은 13일 이후 체결되는 신규 계약분부터 적용된다. 아울러 새마을금고, 농협, 수협 등 금소법 적용을 받지 않는 상호금융권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은 그대로다. 금융위는 이른 시간 안에 상호금융권에도 중도상환수수료 개편 방안을 적용하도록 유도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