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페이스북서 팩트체킹 폐지"...친트럼프 행보

2025-01-08 17:33
"팩트 체커들, 정치적으로 편향적"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사진= AFP·연합뉴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가 가짜뉴스를 판별하고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팩트체킹 기능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7일(이하 현지시간) 미 ABC 방송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표현의 자유에 집중했던 우리의 뿌리(초창기)로 돌아갈 것"이라며 “팩트체킹 기능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페이스북의 팩트체킹 기능을 커뮤니티 노트로 대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커뮤니티 노트는 X(옛 트위터)의 가짜뉴스 대응 차원에서 만든 기능으로, 사용자들이 콘텐츠에 대한 의견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다.
 
저커버그는 “팩트 체커들이 정치적으로 너무 편향적”이었다며 “그들은 신뢰를 오히려 망가뜨렸다”고 주장했다.

이번 저커버그의 발표는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의 콘텐츠 검열 기능을 없애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요구에 부합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가 정치적 우파들의 주장을 과도하게 검열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앞서 메타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공화당 인사인 조엘 카플란을 메타의 글로벌 정책담당자로 승진시키기도 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저커버그의 이번 발표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메타의 관계자는 “(메타가) 팩트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크고 강력한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보냈다”고 언급했다.

앞서 메타는 2021년 1·6 의사당 폭동 사태를 계기로 트럼프의 페이스북 등의 계정을 차단하면서 저커버그는 트럼프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취임을 앞두고 저커버그는 트럼프와 회동을 위해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까지 찾아가는 등 친(親)트럼프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저커버그는 트럼프의 취임식 기금으로 100만달러(약 14억5000만원)을 기부했으며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데이나 화이트 이종격투기(UFC) 대표를 메타의 이사로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