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차기 회장 선출 임박…1차 탈락 후보 '표심' 관건

2025-01-08 14:46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개표를 마친 뒤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오른쪽)과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 겸 전 의협 회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료계 유일 법정 단체인 대한의사협회 신임 회장이 결정된다.
 
의협은 8일 오후 6시까지 전자투표 방식으로 차기 회장 보궐선거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이후 오후 7시부터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개표를 시작해 당선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선자는 결과 발표 즉시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임기는 2027년 4월 30일까지다.
 
결선 투표에서는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과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가 맞붙고 있다. 1차 투표 때 양 후보는 2만9295표 중 각각 8103표, 7666표를 얻었다. 득표 차는 437표에 불과해 이번에도 접전이 예상된다.
 
관건은 1차 투표 때 낙마한 후보들의 표를 끌어오는 것이다. 주 후보는 탈락한 이동욱 후보와 강희경 후보의 간접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이 받은 표는 각각 4595표, 3388표다. 이를 더하면 주 후보가 받았던 표보다도 많다. 다만 해당 표들이 모두 주 후보에게 향할 거라고는 장담하기 어렵다.
 
양 후보는 모두 ‘강경파’로 분류된다. 따라서 의료계에서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정부 강경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장 취임 후 최대 쟁점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 의료개혁 백지화 등이다.
 
의대 증원과 관련해선 정부와 입장 차가 더욱 벌어지는 게 불가피하다. 양 후보는 “2026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을 중지하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주 후보는 올해 증원된 1500명을 내년은 일단 건너뛰고 2027년부터 최대 5년간 300명씩 줄여가는 식으로 균형점을 찾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정부는 의사들이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2026학년도부터 2000명 증원을 유지하겠단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 2차 실행 방안’의 전면 무효도 주장하고 있다. 김 후보는 “대통령이 부재한 상태인 만큼 대통령이 추진했던 모든 정책은 잠정 중단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를 관철하기 위해 투쟁 중심의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양 후보는 지난해 전공의 사직을 종용했다는 이유로 고발당해 경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김 후보는 각종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과제들이 먼저 해결돼야만 사직 전공의 복귀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수련병원 211곳의 전공의 출근율은 여전히 10%를 밑돈다. 의료계에선 연내 사직 전공의를 비롯한 의대 휴학생들의 복귀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의정 간 소통이 완전히 단절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도 대화 창구는 사실상 멈춰 있는 상태다. 정부가 작년 11월 출범한 여야의정협의체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 탈퇴로 공식 대화가 중단됐다. 이후 비상계엄 사태 당시 '전공의 처단' 포고령 여파로 대통령실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속해 있던 병원 단체 3곳도 이탈했다. 작년 출범을 약속했던 의사·간호사 인력수급추계위원회 역시 결국 가동되지 못했다.
 
한편, 이번 선거는 작년 5월 취임한 임현택 전 회장이 막말과 불통 논란으로 6개월 만에 탄핵당하면서 치러지는 보궐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