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DSR 2단계' 여파에 강남3구, 마용성도 거래 반토막…전문가들 "오히려 지금이 기회"

2025-01-08 16:25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조치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직전 4개월과 비교해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25개 자치구 중 24곳이 절반 넘게 줄었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작년 연말부터는 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매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시장 관망세가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공급 부족 우려 등으로 하반기부터는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본격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전에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대출 규제가 본격화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2465건으로, 직전 4개월간인 5~8월(2만8934건)과 비교해 56.9% 감소했다. 12월의 경우 아직 신고기한(계약 후 한달)이 남았지만 2000건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연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만5962건으로 전년(3만5169건) 대비 57.1% 증가했으나, 7월을 전후로 상승기와 하락기로 구분되는 흐름이 뚜렷했다. 특히 스트레스 DSR 2단계 조치가 시행된 9월부터 내림세가 가팔라졌다. 대출 한도를 줄이는 스트레스DSR에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제한까지 더해지며 실수요자의 자금 부담이 커졌고, 매수 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거래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장의 관망세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집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 규제에 더해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지만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금리 인하, 공급 부족 우려, 전·월세 가격 상승 등 집값 상승 압력이 크다는 분석에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상반기까지는 수요자들이 아파트 매수에 쉽게 나서지 못할 것"이라며 "공급 부족이 예정된 상태에서 금리까지 낮아지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장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내집 마련을 하려면 가격이 오르기 전인 상반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공급부족이 본격화되는 상황에 대출금리 수준도 올 연말에 비하면 다소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가격 상승 요인이 많다"며 "내 집 마련은 언제든 필요한 옵션이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다만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3단계는 적용 대상이 기존 주담대, 신용대출은 물론 다른 대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시중은행과 2금융권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고, 스트레스 금리도 100%로 높아진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시장 혼란을 우려해 3단계 시행 유예나 연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해에도 금융당국은 애초 7월 예정이던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9월로 연기했고, 3단계도 올해 초에서 7월로 시행 시기를 유예한 바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는 가장 강력한 수요억제책인 만큼 매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다만 부동산 시장이 하반기로 갈수록 살아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시행 여파가 얼마나 클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