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후 한국인 베트남 관광 예약 30% 급감

2025-01-08 10:40
저가항공에 대한 승객 두려움 높아져, 가까운 인기 관광지 방문 감소

베트남 호찌민시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 [사진=베트남통신사]

제주항공 참사로 동남아와 일본 등 한국에서 가깝게 갈 수 있었던 국가들의 관광이 취소되고 있다. 베트남 인기 관광지들도 한국인 방문객이 줄면서 일부 타격을 입고 있다. 

7일 베트남 현지 매체 VnExpress에 따르면 이번 제주항공 참사 이후 베트남 다낭, 푸꾸옥 등 친숙한 여행지가 성수기임에도 한국인 방문객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베트남 한 여행사에 따르면, 사고 이후 비행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베트남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 푸꾸옥의 타인박 관광회사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30% 감소했으며, 패키지 투어 계약의 약 30%가 3월까지 취소되었다고 밝혔다. 사고 전에는 항상 투어가 만석이었지만, 현재는 투어 횟수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많은 숙박 업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세일링 클럽 레저 그룹(Sailing Club Leisure Group)에서는 한국인 고객의 예약이 평소보다 30% 감소했고, 예약된 객실의 약 10%가 취소됐다. 다낭 해변가에 위치한 4성급 호텔에서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예약을 취소한 투숙객이 50~60명에 달해, 호텔 측에서 제때 빈 객실을 채우지 못하며 큰 손실을 입었다.

이번 참사는 제주항공 보잉 737-800 항공기가 전남 무안공항에서 심각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비행기 뒷부분에 앉아 있던 승무원 2명을 제외하고 승객과 승무원 179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는 많은 승객들이 한국에서 동남아시아와 일본으로 가는 항공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가 항공사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만들어냈다.

저가항공을 타고 베트남을 여러 번 다녀온 한 승객은 이번 참사 이후 심리적 안정을 위해 일시적으로 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더 이상 저가 항공사를 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한국인 관광객이 이런 우려를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사람들은 항공기 추락 사고는 드물게 발생하는 사건일 뿐 여행 추세를 바꾸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상업용 항공 사고로 인한 사망률은 1.3%에 불과해 비교적 낮은 편이다. 

따라서 베트남 관광업계는 현재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관광 심리가 점차 안정되는 2025년 2월부터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은 현재 높은 서비스와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하나가 됐다. 푸꾸옥과 나트랑 등은 앞으로 몇 년 동안 더욱 인기 있는 여행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관광 산업이 오늘날 해외 방문객의 가장 큰 수요처 중 하나인 한국 시장에서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광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여행 중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