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머스크의 커지는 영향력…위성 사업 확대 박차
2025-01-06 13:46
이탈리아, 스페이스X와 2조원대 '보안 통신망' 계약 추진
스타링크 인터넷, 美 3대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 등 확대
스타링크 인터넷, 美 3대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 등 확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정부·민간 대상 위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이탈리아 정부와 2조원대 정부 보안 통신망 구축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고,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는 미국 유력 항공사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핵심 측근으로 자리 잡은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탈리아 당국이 전화·인터넷 통신망 보안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스페이스X와 15억 유로(약 2조3000억원) 규모 계약에 대해 협상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계약에는 지중해 일대 군 통신 서비스와 테러·자연재해 등 비상사태 시 사용할 ‘다이렉트 투 셀’ 위성 서비스 출시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이렉트 투 셀은 기존 기지국을 통하지 않고 저궤도 위성 통신과 휴대전화 같은 단말기가 직접 통신하는 방식을 말한다. 계약 기간은 5년이고 협상은 현재 진행 중이며 최종 타결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번 계약 과정에 트럼프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최근까지 교착 상태였던 협상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 4일 트럼프를 미국에서 만난 뒤 진전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첫 집권 당시 자신을 미국의 사업을 위한 일종의 ‘최고 세일즈맨’으로 묘사하곤 했다”며 “또 자신과 상대방 간 고위급 회의를 자주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항공의 스타링크 도입은 미 경제의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CNN은 분석했다. 블룸버그도 스페이스X가 “기술 도약과 기민한 사업 전략, 머스크의 점점 커지는 정치적 영향력 덕분에 글로벌 위성통신 시장을 정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선거운동을 적극 도왔던 머스크는 차기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에 지명되는 등 ‘실세’로 떠올랐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를 통해 세계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현재 100여 개 국가·지역에서 400만명이 스타링크를 이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조너선 맥도웰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박사의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에서 지구 궤도에 도달한 로켓 발사가 145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이 중 134건(92.4%)이 스페이스X 발사로 집계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