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기업 생산 역대 최대, 中企는 최악...올해 더 악화될 듯

2025-01-05 15:37
기업도 '양극화' 심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황에 힘입어 대기업 생산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 기록을 세운 반면 중소기업은 내수 부진 여파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기업 규모별 제조업 가운데 대기업 생산지수는 지난해 1~11월 기준 114.8(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 최대치다.

세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이 많이 늘었다. 실제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43.9% 증가한 1419억 달러로 기존 최대 실적(2022년 1292억 달러)을 넘어섰고 자동차 수출 역시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에도 전체 수출 가운데 10% 이상을 담당했다.

반면 지난해 1~11월 중소기업 생산지수는 전년보다 0.9% 줄어든 98.1에 그쳤다. 2015년부터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이다.

중소기업 제조업 생산은 2023년(-1.3%)에 이어 2년째 뒷걸음질하며 불황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화학과 의복 분야 업황이 특히 부진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가구의 평균 의류·신발 지출(11만4000원)은 전년 동기보다 1.6% 줄었고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소(3.9%)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내수 부진 장기화가 직격탄이었다. 지난해 11월 중소기업중앙회가 3069개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경영 애로 사항(복수 응답) 중 내수 부진 비중(64.6%)이 가장 높았다. 

올해가 더 문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국내 정치 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가 상대적으로 외풍에 취약한 중소기업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달러에 대외신인도 하락까지 겹친 고환율 위협도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원자재 가격도 따라 올라 중소기업 경영 여건이 추가로 악화할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한 해 동안 180원가량 올라 15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