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18명 함께 여행했는데…저만 남았다" 여객기 참사, 홀로 생존한 유족 사연

2024-12-31 13:54

[사진=연합뉴스]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자 179명이 사망한 제주항공 참사의 피해자 신원이 속속 밝혀지는 가운데, 가족 등 함께 여행했던 17명이 모두 희생됐지만 홀로 생존한 가장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30일 오전 무안국제공항 청사 2층 로비에서 유족 A씨는 "저는 이번에 가족 3명을 잃은 유족"이라며 "마지막 날 가족들과 헤어지며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인도 현지법인에 다니는 A씨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태국에서 만나 여행을 다녔다.

방콕에서 A씨는 본인을 포함한 가족 4명, 할아버지 생신 기념 여행을 온 대가족 9명, 목포에서 온 5명의 관광객 등 총 18명과 함께 여행을 즐겼다.

여행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야 했던 A씨는 다음을 기약하며 가족과 헤어진 후 홀로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A씨는 "마지막 날 인도로 복귀해야 해서 밤 10시 30분 인도로 입국했고, 한국으로 오는 분들은 새벽 1시 30분 비행기를 탔다"고 했다. A씨는 함께 여행한 17명과 다른 항공편을 타며 가족과 여행 동료들을 떠나보내고 생존한 것이다. 

점점 늘어가는 사망자 숫자에 A씨는 급하게 한국행 비행기를 끊고 이날 새벽 인천에 도착한 뒤 정신없이 무안공항을 찾았다.

A씨는 여행을 함께한 이들을 떠올리며 "가족뿐 아니라 할아버지 생신이라고 따라온 6세 꼬마아이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는다. 함께 여행한 18명 중에 저 혼자 살았다. 왜 고통은 저의 몫이냐"고 울부짖었다.

A씨는 또 사고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내며 "착륙이 안 될 것 같으면 착륙 허가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 어떻게 조류 경보를 낸 지 1분 만에 비행기가 메이데이할 수가 있냐"며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