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내년 예산 구의회 날치기 통과…재의 요구 방침"

2024-12-23 13:58
이성헌 "비상식적 예산안 의결권 행사...주민 피해 우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1월 16일 서울시 브리핑룸에서 '재개발·재건축 백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대문구청]


서울 서대문구는 내년도 예산안이 대폭 삭감된 것과 관련해 구의회가 기습 삭감해 수정 가결했다며 향후 재의 요구할 방침이라고 23일 밝혔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앞서 2025 예산안은 구의회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예산심사를 거친 후, 여야 의원들이 참여한 최종 예산결산 위원회 계수조정을 거쳐 지난 17일 확정됐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양희 구의회 의장을 비롯해 윤유현 예결위원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하지만 서대문구의회 제304회 제2차 정례회 마지막 날인 20일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기습 발의한 수정동의안이 기존 여야합의안을 대신해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서대문구의회는 의원 15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8명인 다수당으로, 서대문구는 이러한 여소야대 상황에서 예산안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기습 가결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대문구는 민선 8기 신규 추진 사업 예산에 대한 표적 삭감 의혹을 제기했다.

이번 수정안 가결로 올해 4개 전국대회를 모두 석권한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 운영비 8억4800만원, 카페폭포 한류문화체험관 조성 사업비 10억원, 클래식 공연 예산 2억9000만원이 적액 삭감됐다는 게 서대문구의 설명이다.

또 주민 평생학습 및 커뮤니티 공간 지원과 각 동 마을축제 지원 사업비 등 31억4600만원, 도로시설 유지보수 및 각 동 시설 개선 사업비 등 23억4100만원, 어르신 일자리 및 저소득 어르신 생활 지원 사업비 등 11억1000만원이 감액됐다.

이밖에 장애인 지원, 복지 사각지대 발굴, 아동 청소년 지원, 금연 지원, 정신건강 보건, 어린이공원 물놀이터 조성, 인왕산 등산로 정비, 경로당 신설 등을 위한 사업비도 감액 명단에 포함됐다.

서대문구는 예산안 수정동의가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예결위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준수하지 않은 채 날치기로 통과된 만큼 향후 재의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들의 비상식적인 예산안 의결권 행사가 의회 파행과 주민 피해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며 “여야를 떠나 구의회가 주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본질적 역할에 충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