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연준+비둘기파 BOJ'에 엔 환율 156엔 돌파…5개월래 최고

2024-12-19 16:46
BOJ, 1월 금리 인상 전망 약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은행(BOJ)이 19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비둘기파 입장을 나타낸 가운데 엔·달러 환율이 156엔을 돌파하며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 전망과 BOJ의 비둘기파 스탠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다시 엔저(엔 환율 상승)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날 아시아장에서 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 가량 오른 가운데 장중 달러 당 156.78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지난 달 15일 기록한 고점(156.74엔)을 넘어 7월23일 이후 5개월래 최고치이다. 오후 4시45분 현재는 156.4엔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다.

앞서 BOJ는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BOJ는 "일본의 경제 활동 및 물가를 둘러싼 높은 불확실성이 있다"며 금리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본 공영방송 NHK는 내달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과 춘투(일본의 봄철 임금 협상)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에다 총재 역시 이날 오후에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경제와 물가가 우리 예상대로 움직이면 우리는 계속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면서도 "일본의 물가 인플레이션 사이클의 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내년 임금 협상의 모멘텀을 포함해 임금 전망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미국과 해외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차기 미국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우에다 총재가 경제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다소 수동적 입장을 보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당초 내년 1월로 예상되던 금리 인상 시기가 더욱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는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달러 강세와 맞물려 엔 환율 상승(엔화 약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노무라의 고토 유지로 외환 전략 책임자는 "트럼프 정책, 미국 경제 및 임금 협상이 불확실성의 원인으로 거론되면서 금리 인상을 하지 않는 이유로 지목됐다면 1월 금리 인상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투자업체 삭소마켓의 차루 차나나 수석투자전략가는 "연준의 매파적 움직임과 BOJ의 (금리 인상) 중단은 엔 트레이더들이 새로운 '캐리' 트레이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올 수 있다"며 엔 환율이 달러 당 160엔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지만, 트럼프 2기에서의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 등을 감안해 내년 금리 인하 전망치는 종전 4회에서 2회로 대폭 줄이는 '매파적 인하'를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