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가 최대 리스크...IRA, 2026년 이후 폐기 가능성 높아"

2024-12-19 08:46
상의 기업연구소장 초청 간담회 진행
"원화 약세 내수 경제 부진 증폭시켜"

서울 상의회관 전경. [사진=대한상의]


국내 주요 기업 경영경제연구소장들이 내년 한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소로 원화 약세를 지목했다. 또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폐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받을 피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8개 기업 경영경제연구소장들을 초청해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한국 경제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김영민 LG경영연구원 원장, 김견 HMG경영연구원 원장, 안세진 롯데미래전략연구소 소장, 김원준 삼성글로벌리서치 소장 등이 참석했다.

연구소장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37원대까지 상승하며 국내 기업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원화 약세가 수입 물가 상승을 초래해 민간 소비 위축, 기업 생산비용 증가, 투자 감소 등 내수 경제 부진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의 환율 급등은 과거의 수출 개선 효과를 약화시키고, 기업 채산성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소장들은 "2016년에는 대외환경이 상대적으로 우호적이었고,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 개선 효과가 원자재 수입 단가 상승 부담을 상쇄했다"며 "하지만 최근 환율 급등 상황에서는 수출단가 하락에 의한 물량 확대 효과가 줄어들어 기업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정책 변화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관세 부과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IRA가 칩스법보다 폐기될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IRA는 예산 조정 절차에 따라 단순 다수결로 폐기될 수 있는 반면, 칩스법은 필리버스터의 적용을 받아 폐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법인세 인하 및 규제 완화 정책을 우선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IRA 폐기 논의는 2026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연구소장들은 "전기차 산업이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유관업체의 정책 수요를 파악하고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해 컨트롤 타워를 단일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기업들이 본연의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는 경제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대외 신뢰 회복을 위해 국회, 정부, 경제계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