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이재명, 尹탄핵 가결 후 첫 대면…'상견례' 수준 그칠 듯

2024-12-17 17:07
與野, 국정 두고 샅바 싸움…공세 수위 격화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투표 후 퇴장하자 야당 의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회동에서 향후 정국 수습 방안 등을 논의한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가결 이후 첫 여야 대표급 만남이다. 다만 양당이 국정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어 단순 '상견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대 당대표와 원내대표에게 인사하는 것이 국회 관행"이라며 "이 대표에게 제안했고 다행히 답이 왔다. 민주당 대표실에서 서로 상견례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자진 사퇴로 당대표 역할을 겸하고 있다.

다만 12·3 비상계엄 사태로 여당 지도부가 붕괴된 직후 성사된 이번 회동에서 양측이 실질적인 결과물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동이나 회담은 의제를 갖고서 만나 합의를 끌어내는 것인데 이번에는 권 원내대표가 취임 인사를 위해 각 정당 대표와 만나기로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앞서 이 대표가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와 '추가경정 예산 편성' 등에 대한 거부 의사를 확고히 하는 등 대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15일 협의체 참여 요구와 관련해 "민주당이 여당이 된 것처럼 국정 운영의 책임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16일에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정부는 야당의 무책임한 추경 선동에 휘둘리지 않고 내년도 예산안 집행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도 친윤(친윤석열)계 중심으로 재편된 국민의힘을 향해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국민의힘은 구질구질한 지연 작전을 포기하고 인사청문회 일정 협의에 서둘러 응하기 바란다"며 현재 공석인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임명동의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탄핵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해 6인 체제가 아닌 9인 체제의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가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정 전까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며 6명 체제를 주장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에 헌법재판관 임명이 가능하나, 대통령 직무정지 시에는 임명이 불가하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양곡관리법 등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큰 착각을 하는 것 같다. 한 총리는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할 뿐 대통령이 된 게 아니다"며 "국회가 통과시킨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생각은 접길 바란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