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구동장치 다변화·낮은 중국 의존도로 세계 유리한 고지"
2024-12-16 17:56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위원은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자동차연구원 주관으로 '모빌리티 산업의 결산과 전망'을 주제로 열린 제15회 '자산어보'(자동차 산업을 어우르고 보듬다) 행사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장 연구위원은 미국 시장을 분석한 뒤 유연한 전기차(BEV) 생산 전략을 펼치는 완성차업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 전동화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하이브리드차(HEV)를 중심으로 한 대체 기술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자동차 산업 정책과 관련해 "상원과 하원이 분리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 정책 방향성이 혼선을 거듭할 것이고 (인플레이션 감축법 축소와 관련해선) 공화당 집권 지역에 투자가 집중돼있어 집권당 내부에서도 의견 충돌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주목할 점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전기차 보급 필요성이 높아지는 것"이라면서 "현지에서 유연한 생산, 판매, 제품 전략을 운영하는 기업에 전략적 경쟁 우위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연구위원은 구동장치 포트폴리오가 가장 다변화해있는 현대차·기아가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풀 하이브리드차(FHEV)를 보유한 완성차업체(OEM) 중 BEV 비중이 20% 이상이면서 구동 타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타입별 비중 편차가 크지 않은 업체는 현대차·기아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시장 정체의 여파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 점도 현대차그룹에 유리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 등을 거치며 중국 판매량이 감소했고 그 대신 미국 판매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장 연구위원은 "중국은 경기 불확실성으로 수요가 정체된 가운데 정부 부양책은 로컬 OEM 중심으로 혜택을 받았고 대응이 어려운 글로벌 OEM은 약세를 보이며 점유율이 하락했다"면서 "(반면) 현대차·기아는 낮은 판매 의존도로 영향이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장 연구위원은 현대차그룹이 도요타, 제너럴모터스, 웨이모 등과 협업하는 점도 언급하면서 "지정학적인 리스크나 시장 변동에 따른 대응 전략을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어려운 환경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나승식 한자연 원장, 임광훈 경영부원장, 김준원 신뢰성·인증기술연구소장, 한범석 섀시·소재기술연구소장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과 김효선 서기관, 홍성수 서울대학교 교수, 장재룡 현대자동차그룹 HMG경영연구원 팀장, 장문수현대차증권 연구위원 등 주요 관계자 12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