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중개책임 면제·게시물 일방 삭제 등 인테리어 플랫폼 약관 시정

2024-12-12 12:00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늘의집, 숨고, 집닥, 내드리오, 집꾸미기, 더공 등 6개 주요 인테리어 플랫폼의 약관을 심사해 책임을 광범위하게 면제하는 조항과 이용자의 게시물을 일방적으로 삭제하는 등 9개 유형의 84개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최근 재택 근무가 확대되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 플랫폼이 등장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플랫폼은 인테리어 소품 등 관련 상품 판매를 중개하거나 온라인 견적 제공, 인테리어 사례 공유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인테리어 플랫폼들이 거래 과정에서 중개자로서의 지위를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6개 주요 인테리어 플랫폼의 이용약관상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 약관조항이 있는지 심사했다.

우선 플랫폼의 중개 책임과 법적 책임을 광범위하게 면제하는 조항이 있었다. 플랫폼 사업자는 플랫폼을 운영·관리하는 만큼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 만일 이용자 간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야 할 의무도 있다.

또 사업자의 고의·과실로 인해 고객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사업자는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고객이나 제3자의 고의·과실과 사업자의 고의·과실이 경합하는 경우에도 귀책 범위에 따른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약관은 고의·과실을 불문하고 단순히 통신판매중개자라는 이유 등으로 사업자의 책임을 일률적으로 면제하고 있어 부당하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에 플랫폼들은 일괄 면책조항 대신 고의·과실 범위 내에서 일정한 책임을 부담하도록 약관을 시정하기로 했따.

회원이 게시한 콘텐츠를 플랫폼이 일방적으로 삭제하거나 부당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시정했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회원들이 모여 콘텐츠 등을 공유하고 이러한 콘텐츠 등이 쌓여 플랫폼의 가치가 높은 만큼 회원의 게시물을 사용하는데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플랫폼은 회원의 게시물을 삭제 또는 임시 조치할 때 회원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또 해당 조치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를 마련하고 회원 게시물의 이용 목적이나 방법 등을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로 한정했다. 회원이 언제든지 자신의 게시물의 사용 중단 등을 요청할 수 있도록 약관도 시정한다.

또 △법령에 의해 보장된 회원의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 △회원의 작위 또는 부작위를 약관 변경에 동의하는 의사표시로 의제하는 조항 △회원에게 모든 손해를 배상시키는 조항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하거나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조항 △부당한 재판관할 조항 등도 시정 대상에 올랐다.

신용호 약관특수거래과장은 "국민생활과 밀접한 인테리어 분야의 상품과 서비스 거래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플랫폼의 불공정 약관을 대대적으로 시정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고 이용자 게시물의 이용과 관련한 불공정한 관행을 바로잡아 건강한 생태계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