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산으로 가는 의료개혁
2024-12-11 16:44
정부의 의료개혁이 난항을 겪으며 시간이 갈수록 꼬여만 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의료계에 큰 혼란을 야기하며 의정 갈등이 다시 격랑 속에 빠져드는 모양새이다.
“전공의 등 파업 중이거나 현장을 이탈한 의료인은 48시간 내 복귀해야 하고 위반 시 처단한다”는 포고령에 의료계는 일제히 등을 돌렸다.계엄 사태 이후 대한병원협회, 대한중소병원협회, 국립대학병원협회는 모두 특위 참여를 중단하기로 했다.
여야의정협의체도 출범 3주 만에 활동을 잠정 중단한 이후 의료계와 대화의 창구는 사라졌다. 전공의들과 의대 교수들은 연일 의대증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대생·의대 교수 단체는 곳곳에서 집회를 벌이는가 하면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중지와 정원 감축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있다.
이대로 의정갈등이 해를 넘기면 전문의 등 의사 배출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하는 레지던트 1년차 모집 마감일인 9일 오후까지도 대부분의 수련병원에서 지원자가 없거나 한 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병원의 의료진 부족 및 의료공백은 내년에도 상당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료계는 이번 전공의 모집 실패가 의료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환자와 국민은 이미 10개월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의사들은 의료 공백 사태가 정부의 무모하고 일방적인 의료 정책 강행 탓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통령의 일방적인 의료 개혁 추진은 의료계의 분노만 키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