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시간, 공간 넘어…AI 영화 '나야, 문희' 영화계 새 시대 열까?

2024-12-11 13:22

'나야, 문희' 배우 나문희와 감독들 [사진=최송희 기자]
AI는 '배우'를 대체할 수 있을까? 국민 배우 나문희를 주제로 한 AI 영화 '나야, 문희'가 공개된 가운데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영화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AI 단편영화 '나야, 문희' 시상식이 진행됐다.

'나야, 문희'는 국민 배우 나문희를 주제로 한 AI 단편 영화 5편을 엮어냈다.

대상은 정은욱 감독의 AI 단편영화 '두 유 리얼리 노 허(DO YOU REALLY KNOW HER)'가 받았다. 미스터리한 존재 '나문희'를 추적하는 CIA 요원 카터가 예상치 못한 진실을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어 최우수상은 젊은 날의 불안과 노년의 후회를 경유해, 현재를 살아가는 나문희의 삶을 조명한 원경혜 감독의 영화 '지금의 나, 문희'가 받았다.

특별상은 이정찬 감독의 '산타 문희', 유지천 감독의 '문희 유니버스'에게 돌아갔다.

5편의 영화를 관람한 배우 나문희는 "날개를 달 수 있어 좋았다"고 평했다.

그는 "처음에는 (영화) 소리가 안 나와서 당황했다. '아직 소리에 대한 에너지가 있구나'고 생각했다. 그런 점을 보고 (영화 기술적으로) 미흡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에 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나문희는 "가만히 있으면 뭐 하나. 죽을 날만 기다리기보다 활동하고 열심히 움직이는 게 좋다. 우선 아이디어가 정말 좋았고 세상 가보지 않았던 데도 앉아 있어 보이니 행복했다. 날개를 달아서 좋았다"고 소감을 남겼다.

또 디지털 초상권을 허락한 이유로는 "대단한 결심을 한 건 아니라"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과 기술적 발전에 흥미를 느꼈다는 부연이었다.

나문희는 "오페라의 주인공도 되어보고 싶다. 앞으로 그런 모습도 나왔으면 한다. 솔직히 몸이 자유스럽지 않다. 하루하루 견디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AI 영화를 통해) 날개를 달아보니 정말 좋았다"고 거들었다.

AI 영화 시상식 제작을 맡은 엠씨에이 박재수 대표는 "이번 영화제는 한국에서 AI로 작업하는 많은 분이 (작품을) 출품했다.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별하였고 5편을 추렸다. 영화에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간 기술들이 쓰였다. 첫걸음은 부족했지만, 다음에는 더욱 발전된 결과물을 보여드릴 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이번 공모전의 선정 기준도 언급했다. 박 대표는 "AI 영화는 주로 판타지 장르에 국한되어있었다. 그래서 이번 공모전은 판타지보다 가급적 일상을 룩으로 만든 작품을 선정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나야, 문희'는 스타 배우가 출연하는 최초의 AI 영화다. 박 대표는 배우 나문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선생님께 특별히 감사드린다. (배우들이) 이런 기회를 주지 않는데 늘 새로운 도전하는 나문희 선생님이기에 가능했다. 감사하다고 인사 전하고 싶다"고 큰절을 올렸다.

엠씨에이엔터테인먼트는 나문희의 디지털 IP를 보유한 AI 기업이다. 배우들의 디지털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하여 한정된 시간 동안 다량의 작품을 찍을 수 있게끔 만드는 걸 목표로 한다.

박 대표는 "공모전은 실제 존재하는 스타 배우를 기용해 AI 영화에 출연시키자는 획기적인 생각에서 출발했다. AI 영화에서 실제 배우를 그럴듯하게 구현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라서 그동안 가상의 배우들이 연기해 왔다. 또 배우들이 이같은 도전에 걱정하기도 해서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그동안 '안시성' 등 영화 제작을 해왔다. 저는 새 시대에 AI로 장편 영화를 만드는 걸 꿈꾸고 있다. 이 시상식을 시작으로 배우, 감독, 창작자가 더 많은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작은 걸음이 큰 결실을 볼 거다"고 말했다.

할리우드에서는 AI 활용으로 인한 저작권 침해 문제와 초상권 문제 등을 우려하며 파업이 벌어지기도 했던바. 박 대표는 AI 영화가 오히려 저작권, 초상권, 딥페이크 문제 등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요즘 딥페이크로 인한 불법 영상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오지 않나. 합법 영역으로 들어와서 우리 회사 같은 곳과 정식 계약을 하여 도움을 받는다면 불법적인 게 정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배우들도 합법적으로 동의를 받고 컨펌을 받고 (작품이) 나온다면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