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대항마 '텐스토렌트', 일본에서 반도체 설계 사업 시작
2024-12-11 13:43
미국 AI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삼성전자·LG전자·현대차도 투자
이르면 올해 도쿄에 거점 마련
이르면 올해 도쿄에 거점 마련
캐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텐스토렌트가 일본에서 첨단 반도체 설계 수탁 사업을 시작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1일 보도했다. 자율주행과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첨단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는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제조 위탁도 검토하기로 했다.
닛케이는 이번 사업과 관련해 “해외 기업의 일본 진출이 물꼬를 트면서 일본 반도체 산업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밝은 전망을 내놨다.
텐스토렌트는 이르면 올해 내에 도쿄에 거점을 마련해 내년 말까지 40명 규모의 반도체 설계 기술자를 모집한다. 빠른 시일 내에 100명 규모 개발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일본에 마련할 새로운 거점에서는 고객사 요청에 따라 첨단 AI 반도체 설계 공정을 맡게 된다. 닛케이는 “자동차 자율주행과 로봇 제어 등 일본이 강점을 가진 제조업 수요를 끌어들여 최첨단 3나노(㎚·10억분의 1m)나 차세대 2나노 반도체 설계 수탁을 상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텐스토렌트는 라피더스와 AI 반도체 분야에서 이미 협업하고 있어 고객사로부터 설계 주문을 받은 반도체 생산을 라피더스에 위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닛케이는 “이를 통해 라피더스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텐스토렌트가 일본 내에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일본인 기술자들이 첨단 반도체를 다루게 될 기회가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사업과 관련해 “속도를 중시하는 라피더스와 협력하면 일본에서 더욱 유리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2016년 설립된 텐스토렌트는 미국 애플, 미국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 테슬라 등에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한 켈러 CEO가 이끌고 있다. 2021년 텐스토렌트에 합류한 그는 애플 아이폰에 쓰이는 ‘A칩’, AMD의 PC용 CPU ‘라이젠’ 등 고성능 반도체 설계를 주도한 인물로 반도체 설계 분야 전설로 불린다
텐스토렌트는 AI칩 시장에서 엔비디아 아성에 도전하는 업체로 미국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 2개 거점 외에도 캐나다, 인도, 세르비아 등에 설계 거점을 두고 있다. 제조를 외부에 위탁하는 ‘팹리스(Fabless)’ 반도체업체로 생산은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에 위탁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미국 아마존닷컴 창업자 제프 베조스를 비롯한 투자자들로부터 약 6억9300만 달러(약 9931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투자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