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장관, 韓 정치 불안에도 "美 확장 억제 철통같아"

2024-12-10 21:31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및 나카타니 겐 방위상과 만나

10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오른쪽)과 만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사진=EPA연합뉴스]


일본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한국의 정치 불안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향한 미국의 지원은 변함없이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10일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스타즈 앤드 스트라이프스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이날 나카타니 겐 방위상과의 장관급 회담 서두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한국과의) 역사적인 3자 협력을 진전시키고자 한다"며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일본과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는 철통같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일 동맹이 지금처럼 강력한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확장 억제는 미국의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거나 핵 위협에 노출됐을 경우, 미국 본토와 같은 수준의 전력을 지원하는 일명 '핵우산'을 말한다.

오스틴 장관은 전날 요코스카 해군 기지에 있는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에서 한 연설에서도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을 비롯한 국방부 고위 간부들이 "열린 소통 라인을 유지하고 당면 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들의 (한국) 상대방과 계속 소통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와 대한민국의 관계는 철통같다"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덧붙였다.

또한 오스틴 장관은 "한국이 국내 정치적 도전을 헤쳐 나갈 것이라 확신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언급하지는 않겠다"면서 한국의 정치적 위기 상황 속에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만한 변화를 아직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나카타니 방위상과의 회담에서 동·남중국 해에서 중국의 강압적 행위와 북한의 러시아 지원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강력 비판했다. 다만 그는 이날 발언에서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대만은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당초 오스틴 장관은 내달 출범하는 트럼프 2기를 앞두고 마지막이 될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방한 일정을 취소했다. 이와 관련해 가와이 다이스케 도쿄대 경제안보연구프로그램 소장은 이번 아시아 순방의 가치가 "크게 약화됐다"고 평했다. 미국이 한국,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할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한편 오스틴 장관은 이날 나카타니 방위상과의 회담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는 "지금은 매우 역동적 시기"라며 "이 지역에서 우리의 동맹이 평화와 안정의 초석으로 남아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 역시 "세상이 1주 만에 급격하게 바뀔 수 있다"며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그렇게 무너질 줄은 아무도 예측 못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아무도 한국에서 일어난 일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