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계엄 사태보다 '트럼프 관세'가 더 큰 위험"
2024-12-06 17:35
FT 인터뷰
"계엄사태, 시장 영향 제한적...신속한 조치 취해"
수출 성장률 하향 관련 "관세와 중국 경쟁력 영향"
"계엄사태, 시장 영향 제한적...신속한 조치 취해"
수출 성장률 하향 관련 "관세와 중국 경쟁력 영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계엄 사태에 따른 정국 혼란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계엄 사태의 여파로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중요한 구조개혁이 지연될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쟁 심화 및 차기 트럼프 정부가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막대한 관세와 비교하면 이번 사태의 경제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FT는 아시아 4위 경제 규모의 한국 경제는 이번 정치적 혼란 이전에도 약한 국내 수요와 높은 가계 부채, 중국 수출업체와의 경쟁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총재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한국이 올해와 내년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한 주요 이유로 꼽았다. 그는 “올해 수출 성장세는 좋았지만, 현재 두 가지 이유로 수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면서 "하나는 관세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의 경쟁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내부뿐 아니라 중국 밖에서도 중국산 제품의 공급 과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총재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지수 제공업체들이 한국을 선진국(DM) 주가지수에 편입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이번 계엄 사태가 그러한 결정이 옳았음을 입증해준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한국의 개발도상국 지위가) 북한 문제나 자본통제 때문이라고 한다면 이해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MSCI 인사들이 '한국의 민주주의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7일 국회에서 예정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투표 등 정치적 혼란과 이에 따른 경제 여파에 대해 이 총재는 "한국 경제는 2004년과 2017년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견뎌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