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주중대사에 퍼듀 전 상원의원 지명..."對中 강경파는 아냐"

2024-12-06 14:59
트럼프 "퍼듀, 中서 오랫동안 근무...전문 지식 제공할 것"
리복 CEO 출신...90년대, 美기업에 값싼 中노동력 제공 역할

데이비드 퍼듀 전 상원의원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5일(현지시간) 데이비드 퍼듀 전 상원의원(74)을 주중대사로 지명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퍼듀의 지명 사실을 전하며 “그는 역내 평화를 유지하고 중국 지도자들과 생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는 나의 전략을 실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퍼듀는 40년 동안 국제 비즈니스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상원의원을 지낸 포춘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라며 “싱가포르·홍콩에 거주했고 경력 대부분을 중국에서 근무해 관계 구축에 도움이 될 귀중한 전문 지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조지아주 공화당 상원의원을 지낸 퍼듀는 정계 입문 전 1970년대부터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해왔다. 1992년에는 일리노이에 본사를 둔 대형 소비재업체 사라리에 합류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공급업체를 관리하다 남성 캐주얼 정장 브랜드 헤거로 자리를 옮겨 역시 노동력이 저렴한 아시아에 공장을 확보하는 일을 해왔다. 스포츠 브랜드 리복 CEO로 있으면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이 같은 경력 때문에 퍼듀는 정계 입문 이후 미국의 일자리를 해외로 빼돌렸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다만 퍼듀는 최근 몇 년 동안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정책에 동조하며 중국에 대한 관세를 지지해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퍼듀 역시 트럼프 충성파로 꼽히지만 대중국 강경파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으로 지명하고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하는 등 대중국 강경파 인사들로 행정부를 꾸리고 있다"면서 퍼듀와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월스트리트 베테랑 스콧 베센트의 합류로 트럼프 2기 대중(對中) 정책에 친기업 정서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자국 기업들의 이익을 고려해 대중 정책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딜런 로 싱가포르 난양공대 조교수는 “퍼듀가 트럼프의 최측근인 것도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의미기 때문에 좋은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면서 "적어도 완전한 매파를 지명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퍼듀는 이날 엑스(X, 전 트위터)에 “아시아에 거주한 경험이 두 번이나 있기 때문에 이 책임의 무게를 알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을 실행하여 세계를 다시 안전하게 만들고 중국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는 대선 기간 동안 중국산 제품에 6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는 등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예고해왔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펜타닐 등 중국산 마약을 언급하며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기존의) 관세에 더해 10%의 추가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