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만? 증시서도 큰손된 연예인
2024-12-06 08:19
TV와 스크린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연예인들이 주식시장에서도 큰손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주주로 참여해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기도 한다. 최근에는 본인이 직접 회사 대표를 맡아 경영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혼외자 논란’ 중심에 선 배우 정우성이 투자한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다음주께 아티스트컴퍼니와 합병할 예정이다.
합병 후 존속회사가 되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빅데이터·인공지능 마케팅 플랫폼 개발사다. 배우 이정재가 투자한 회사에 친구 정우성도 함께 투자했다. 이정재는 지난해 12월, 사명 변경 전 와이더플래닛이 실시한 19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주가가 최근 일주일간 1만7900원대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배우의 지분가치는 각각 562억원, 112억원 정도가 된다.
합병 후 소멸되는 회사인 아티스트컴퍼니는 종합연예기획사다. 이정재, 정우성을 비롯해 안성기, 염정아, 박해진, 임지연 등이 소속된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사다. 이정재와 정우성은 아티스트컴퍼니 지분을 47.53%씩 보유 중이다.
아티스트컴퍼니 관계자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와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며 “매니지먼트, 제작, 커머스를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다양한 도전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며 “건강한 업계 문화를 조성해 K-콘텐츠를 대표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정재와 정우성의 경우처럼 단순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고 경영 활동에 직접 참여하며 기업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기여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연예인들의 사업적 역량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징어게임2 제작사 ‘퍼스트맨스튜디오’와 함께 영화 ‘서브스턴스’에 투자한 걸로 알려진 배우 소지섭도 주식 시장에서 자주 언급된다. 그는 코스닥 상장사 HLB와 계열사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 주주다.
HLB는 2021년부터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을 발행해 적극적인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소지섭은 작년 HLB 글로벌 CB 214억원 중 5억원을 투자했다. 2022년에는 25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 2021년 HLB 글로벌 BW에 5억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했고, 투자조합원으로서 HLB테라퓨틱스, 노터스 등에 투자했다.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도 상장 전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가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흑백요리사’가 큰 인기를 끌며 더본코리아도 주목받았다. 백 대표는 2015년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해 SBS ‘골목식당’,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등 다양한 방송에서 얼굴을 알렸다.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6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다. 지난 12일 백종원 대표는 더본코리아 지분 1131만1740주(76.08%)를 보유하고 있으며, 당시 종가(4만7750원) 기준 지분 가치를 환산해보면 5401억원에 달한다.
개그맨 조영구가 전무이사 겸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영구크린도 지난달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영구크린은 IBKS제20호 스팩과 합병을 통한 스팩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며, IBK투자증권이 주관을 맡는다. 상장합병가액은 주당 20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영구의 보유지분은 13.5%(8만1000주)로, 영구크린 3대주주다. 그의 지분가치는 113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연예인들의 투자 사례는 산업별로 차별화된 전략과 함께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며 “연예인이 가진 인지도와 영향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연예인들의 적극적인 투자 활동은 단순한 화제성을 넘어 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인지도와 화제성이 크기 때문에 리스크에도 취약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하고, 투자결정에 회사의 재무적인 안정성과 사업 성장성 등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