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밸런싱 화룡점정...군살빼기 SK, 부회장 승진자無

2024-12-05 17:00
3대 주력 계열사에서도 부회장 승진 없어
부사장·담당 최대 20%까지 줄여
임원 승진 절반은 SKH...그룹사로 인재 수출

손현호 SK디스커버리 신임 사장(왼쪽)과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 [사진=아주경제DB]

SK그룹이 2025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방향성은 ‘안정 속에서 변화 관리 기조 아래 현장·기술·글로벌 강조’에 있다. 사장단 인사의 경우 부회장 승진자는 없고 사장으로 2명만 승진하며 변화를 최소화한 반면 부사장·담당 인사의 경우 그룹사별로 10~20%가량 감축하면서 그룹 리밸런싱(구조조정)에 따른 조직·의사결정 슬림화에 방점을 뒀다. 

전체 임원 승진자도 75명으로 지난 2022년 164명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었다. 다만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기술로 성과를 낸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대호황) 이후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자를 배출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AI와 DT(디지털 전환) 추진 가속화의 선봉에 서게 됐다.

SK그룹은 5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공유했다. SK그룹은 연말 정기 인사 제도에서 벗어나 연중 수시 인사를 도입해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일례로 SK이노베이션과 계열사는 지난 10월 이공계 출신 대표 3인을 선임했고, SK스퀘어와 SK에코플랜트도 각각 7월과 5월 대표 인사를 하며 조직 조기 안정화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3대 주력 계열사에서도 부회장 승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사장 승진자는 SK디스커버리와 SK하이닉스에서 배출했다. 손현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이 SK디스커버리 신임 사장으로 선임되며 경영전략 설계와 재무 전문성을 살려 회사 경쟁력 강화를 이끈다. 안현 SK하이닉스 N-S 커미티 담당도 사장으로 승진하며 개발총괄(CDO)을 맡아 HBM 리더십을 포함한 기술경쟁력 강화를 지휘한다.

그룹사 전반에서 부사장·담당 감축 기조도 이어졌다. SK그룹은 그룹사 임원 수를 20%가량 줄이면서 현재 추진 중인 리밸런싱(구조조정)에 한층 힘을 실을 계획이다. 실제로 앞서 인사를 한 SK에코플랜트와 SK지오센트릭은 이에 맞춰 임원 수를 각각 23%, 14%씩 줄였다. 이날 임원인사를 한 SK텔레콤은 승진을 최소화하면서 임원 수를 약 20% 감축했다.

다만 엔비디아 등 빅테크와 협력하며 AI 시대를 이끄는 SK하이닉스는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33명의 신규 임원 승진자를 배출했다. 전체 임원 승진자의 44%에 달하는 수치다. SK하이닉스 우수 인력이 계열사에 전환 배치된 것도 승진자가 많은 이유로 꼽힌다. SK온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R&D 실장을 역임한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SK실트론과 SK㈜ C&C에도 SK하이닉스 출신 임원들을 전환 배치하며 '혁신 DNA'를 이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