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골프史]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기사 작위 받은 닉 팔도, 英 역사상 가장 성공한 골퍼

2024-12-04 06:00
유러피언투어 30승·메이저 6승
선수 은퇴 이후 16년간 해설자
팔도 시리즈 개최…선수 육성

2022년 작고한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에게 기사 작위를 받는 닉 팔도 경(왼쪽). [사진=닉 팔도 공식누리집]
역사상 영국 왕실에서 기사 작위를 부여받은 선수는 헨리 코튼, 밥 찰스, 닉 팔도 등 3명이다.

이 중 기사 작위를 확실히 받은 사람은 단 두 명이다. 기사 작위를 수락한 코튼이 사망하면서 작위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팔도는 2009년 엘리자베스 여왕(2022년 작고)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영국에서 가장 성공한 골퍼로 꼽히는 팔도 경은 1957년 7월 18일 영국 하트퍼드셔에서 회계사 부부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팔도 경이 골프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14세 때다. 그때까지 팔도 경은 단 한 번도 골프채를 쥐지 않았다. 그를 매료시킨 사람은 바로 잭 니클라우스다. 팔도 경은 마스터스에서 활약하는 니클라우스의 모습을 보고 프로골퍼로의 꿈을 키웠다.

꿈이 큰 유망주에게 영국 땅은 무척 작았다. 아마추어 대회를 휩쓸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 대학에서 적응하지 못했던 팔도 경은 유럽으로 돌아와 프로골퍼로 활약했다. 

압박감 속에서 침착했고, 위압적인 존재감을 풍겼다.

유러피언 투어 30승,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9승을 기록했다.

메이저 우승은 6회다. 마스터스 3회(1989·1990·1996년), 디 오픈 챔피언십 3회(1987·1990·1992년)로 나뉜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많이 메이저 대회를 우승한 선수로 기록됐다. 

선수 은퇴 이후에는 해설자로 변신했다. ABC에 이어 CBS에서다. 16년간 해설자로 활약했던 팔도 경은 김주형이 우승했던 2022년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해설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유명 아나운서인 짐 낸츠 등과 중계 내내 눈물을 쏟았다.

은퇴 후 농장에서 한가롭게 살고 싶다 했던 팔도 경은 한가로이 살지 않았다. 팔도 시리즈를 전 세계에서 개최하며 골프 꿈나무가 클 수 있도록 돕는다. 메이저 대회에 가면 언제나 팔도 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팔도 경은 3번의 결혼과 이혼에 이어 2020년 4번째 결혼에 성공했다. 이 사이 태어난 아이는 모두 4명이다.

팔도 경의 숙적은 호주의 그레그 노먼이었다. 현재 노먼은 LIV 골프 최고경영자(CEO)다. 당시 한 매체는 "노먼은 더 많은 친구와 여성을, 팔도는 더 많은 찬사와 스포츠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