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이 바뀐다] 안병희 "'보통변호사'로서 청년변호사 애환에 공감…지원센터 만들 것

2024-12-02 14:00
안병희 변호사, 제53대 대한변협회장 선거 출마
청년변호사 지원 정책 제시…"기본소득 보장해야"
미래변호사회장 역임…AI 법률서비스 활용 강조
네트워크펌 광고 규제·ACP 법안 통과 의지 보여

제53대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안병희 후보자가 2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한중 사무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법조인력 과잉 공금으로 청년변호사들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중심의 사법지원센터를 만들어 청년변호사들에게 기본소득이 보장되도록 해야 합니다."

내년 1월 20일 치러지는 제53대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법무법인 한중 대표변호사 안병희 후보자는 2일 서울 서초구 한중 사무실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보통변호사'라고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39년차 경력의 변호사가 된다는 안 후보자는 긴 시간 동안 변호사로서 애환이나 아폼을 온몸으로 느껴 청년변호사들의 어려움에 크게 공감한다는 취지다. 

그는 "사무실 직원들 급여 날짜는 다가오는데 통장 잔고는 얼마 남지 않아 잠 못 이루는 밤을 겪고 경찰과 검찰, 법원을 찾아가 의뢰인을 위해 하소연 하기도 했다"며 "변협은 변호사들의 그러한 사정과 어려움을 잘 아는 그런 사람이 맡아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보통변호사'로서의 제 경험들이 강점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청년변호사들을 위한 지원 방안을 특히 많이 내놓았다. 그는 "지원센터를 설립해 청년변호사들에게 AI(인공지능) 법률 서비스 교육 등을 제공하고 헤드헌터 역할도 변협이 해야 한다"며 "법률구조공단에서 하고 있는 법률구조, 법원에서 맡고 있는 국선변호사 제도도 변협 중심으로 개편해 청년변호사들의 기본 소득이 보장되는 길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자리 뿐만 아니라 사무실 내 비는 공간이 있으면 변협이 이를 청년변호사들에게 연결시켜주는 도시주택보증공사와 같은 역할, 결혼정보회사와 같은 역할도 변협이 나서서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자는 지난 제52대 변협선거에도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135표 차이로 김영훈 협회장에게 자리를 내 준 그는 그 사이 한국미래변호사를 만들고 전력을 재정비 해왔다.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을 준비한 셈이다. 안 후보자는 "변협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위상을 되찾고자 다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24일 공식 출범해 안 후보자가 초대 회장을 맡은 한국미래변호사회는 디지털 대도약 시대에 발맞춘 법률전문가 역량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안 후보자는 AI 법률서비스를 활용해 법률시장을 확대하고 국민들의 법률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금은 AI를 알아야 할 시대가 됐고 몰라도 되거나 거부해도 될 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과 검찰, 대형로펌이 모두 AI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유독 변협만 AI에 쇄국적 입장으로 시대흐름을 역행 중"이라며 "변호사의 책임 하에 어떻게 AI 서비스가 국민에게 제공되는 것이 타당한 지 적정한 규제 방안을 만들고, AI 서비스가 법률시장을 확대하면서 변호사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협회장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추진할 정책에 대해서는 네트워크펌과 의뢰인 비밀보호권(ACP·Attorney Client Privilege)을 꼽았다. 안 후보자는 "네트워크펌으로 인해 지방 법률시장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변협 광고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광고규정을 개정할 것"이라며 "ACP도 지금까지 기껏 발의만 하고 실제 법안 통과는 못 한 채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 됐는데, 국회에 이 제도가 국민에게 꼭 필요한 요소라는 것을 전파해 설득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안 후보자는 서울변호사회 및 변협 감사를 한 이력이 있다. 그는 "감사는 단체 내 모든 업무를 다 총괄해서 봐야해 전체적인 것을 보는 안목을 갖추게 된다"며 이같은 경험과 안목을 활용해 회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회원 보호가 변협의 기본적인 업무다. AI 등 미래 비전을 제시해 어려워진 회원들의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며 "국민의 인권옹호와 사회 정의 실현이라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는 변협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