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제재 우회' 배우는 중국…대만 갈등 대비

2024-12-01 21:27

푸틴 러시아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이 그려진 인형.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대만과의 양안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러시아의 서방 제재 우회 방법을 면밀히 연구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직후 범정부 연구그룹을 구성해 서방 제재의 영향과 이를 우회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정기적으로 관리들을 모스크바로 파견해 러시아 재무부와 중앙은행 등 제재 대응 관련 기관들과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

이 연구그룹은 무력 충돌이 발생하거나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최악의 양안 갈등 시나리오를 상정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연구 결과는 중국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에게 보고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3조3000억 달러(약 4608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외환보유고다. 러시아의 해외 자산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결되자, 중국은 달러 기반 자산에서 벗어나 외환보유고를 다각화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왔다. 지난해 가을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국가외환관리국을 이례적으로 방문해 외환보유고 보호 방안을 점검한 사례도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

알렉산더 가부에프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러시아유라시아센터 소장은 “러시아는 중국에게 제재의 작동 방식과 대응책을 배우는 실험실 같은 존재”라며 “중국은 대만 관련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러시아의 대응 전략이 자신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