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관세 폭탄'에 각국 대응 부심…총리 미국행에 미국산 구매 확대도
2024-12-01 16:11
트럼프 관세 위협 나흘 만에 플로리다로 날아간 캐나다 총리
멕시코도 중국과 거리두기…유럽은 "미국 제품 구매 후 협상"
중국 "무역 전쟁에 승자 없어" 반발…일단 상황 예의주시 중
멕시코도 중국과 거리두기…유럽은 "미국 제품 구매 후 협상"
중국 "무역 전쟁에 승자 없어" 반발…일단 상황 예의주시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폭탄’ 예고에 각국 정부가 대응 방안을 마련하느라 부심하고 있다. ‘25% 관세 직격탄’을 맞은 캐나다는 총리가 직접 트럼프를 찾아가 설득에 나섰고, 멕시코도 중국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취하며 눈치를 보고 있다. 유럽에서는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며 트럼프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현실론이 떠오르고 있고 중국도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전날 미 플로리다주의 마라라고리조트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이민의 결과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펜타닐(마약류의 일종)과 마약 위기, 미국 근로자를 위험에 빠트리지 않는 공정한 무역 합의, 미국의 대캐나다 대규모 무역적자같이 양국이 협력해서 다뤄야 할 많은 중요한 의제들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트럼프는 마약 카르텔을 통해 마약류가 미국 사회에 널리 퍼지는 현상과 중국에서 유입되는 펜타닐 등으로 미국 시민이 희생되는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뤼도는 (마약류에 의한) 이 끔찍한 미국 가정 파괴를 끝내는 데 우리와 협력하기로 약속했다”며 “우리는 또한 에너지, 무역, 북극과 같은 다른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와 같이 관세 25% 부과 대상으로 지목된 멕시코 역시 트럼프와 최대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트럼프와 통화하고 “양국 간 좋은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며 “관세 전쟁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멕시코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그는 “중국 전기차와 관련해 확정된 투자는 없다”고 언급했다. 트럼프의 관세 압박 이후 중국과 거리를 두는 발언으로 읽힌다. 다만 트럼프에 조심스러운 캐나다와 멕시코는 보복 관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은 미국에 보복 관세 등으로 맞서기보다는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를 통한 협상을 노리는 분위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달 2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서 보복할 것이 아니라 협상을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특정 물품을 사겠다고 제안하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 알아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같은 달 8일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방안을 트럼프에게 제안한 사실을 공개했다. 폰데어라이엔은 “러시아산을 미국산으로 대체하면 우리에겐 더 저렴해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중국은 “무역 전쟁에 승자는 없다”고 반발하면서도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에 펜타닐 등 마약 유입 문제 대응을 이유로 추가 관세 10%를 부과하겠다는 것이 트럼프의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산 대두 구매 등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8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한 중국 국영업체가 지난주 국가 비축분을 위해 미국산 대두를 최소한 8건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