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국내 방산기업의 '대형화·전문화'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
2024-12-02 06:00
방산기업들이 추앙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K방산'은 '국민 산업'이 되었고 관련 기업 주가는 수직 상승했다.
2019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의 육군 납품 종료 이후 위기를 실감했던 그 무렵 주가는 5만원 근처였다. 그러나 2024년 들어 최고 40만원대까지 상승해 방산의 최고 대장주가 됐다. LIG넥스원도 현재 20만원대의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높은 주가는 현재 실적이 좋고 미래 사업 전망도 밝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2023년 약 130억 달러 수출계약을 했고, 올해는 그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긴장해야 할 뉴스도 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2023년 국제 무기이전'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3년 대한민국은 세계 방산 수출 시장에서 2.0% 점유율로 10위를 기록했다. 직전 5년 9위(2.4%)보다 낮아졌는데, 우리가 폴란드 수출 등으로 상승한 것보다 방산 강국들의 수출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내 어느 대기업은 스스로 '국가대표' 방산기업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국내 최대이고 직원 수도 거의 1만명에 근접하기 때문에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그 존재감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글로벌 방산 매체인 'DEFENSE NEWS'는 '2024 Global Top 100'을 공개했다. 방산기업들이 제출한 2023년 방산 매출액 기준으로 순위를 정한다. 독보적 1위는 록히드마틴인데, 매출액이 자그마치 약 646억 달러(약 75조원)다.
한화그룹(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이 약 64억 달러(약 8조원)로 19위, LIG넥스원이 약 17억 달러(약 2조5000억원)로 58위, 현대차그룹(현대로템+현대위아)이 약 12억 달러(약 1조5000억원)로 73위에 올라 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80여 기업이 방산기업 승인을 받았는데, 글로벌 100위 안에는 세 기업만 들어가 있다. 아직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 현실을 반영한다.
방사청이 공개입찰 공고를 하면 기업들은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른다. 전술중형차량(기아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다목적 무인차량(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원격사격통제체계(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위아), KDDX 구축함(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AESA레이더(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 차세대 우주발사체(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 함정전투체계(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등 너무도 많다. 수주한 기업은 축배를 들지만 패배한 기업은 초상집 분위기가 돼 심각한 내상을 입거나 후유증에 시달린다.
이렇게 기업들이 중복된 사업 영역을 갖게 된 배경에는 2008년 정부의 '방위산업 전문화·계열화 정책' 폐지가 있다.
신규 기업 진입을 제한하고 기존 기업에 독점적 지위를 보장하는 것으로 유도무기 사업은 금성(LIG넥스원), 전차는 현대(현대로템)가 담당했는데, 방산 비리 방지와 경쟁입찰을 통한 예산 절감을 한다며 폐지한 것이다.
그런데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K2전차, K9자주포, FA50, 포병탄약 등은 사실상 경쟁입찰 없이 탄생했지만 효율적인 생산과 투명한 사업 관리를 통해 순항하고 있다. 경쟁입찰이 절대선은 아니었던 것이다.
방산기업 성장을 위해 대형화와 전문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고, 지금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가장 적절한 사례를 보여준다.
2015년 삼성테크윈에서 한화테크윈으로 변신한 이후 약 8년 동안 합리적인 통합과 분리 및 인수합병을 거쳐 지상무기에서 우주항공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종합방산기업으로 성공적 안착을 했다. 제2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어느 기업이 될 것인가. 기업들 간 전향적 인수합병 여건을 조성해 소수의 대규모 기업 체제로 변해야 한다.
2024년 방산 수출 수주 목표액은 200억 달러이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기업들의 대형화와 전문화,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아야 가능하다. 폴란드 수출 같은 행운은 반복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4년에 걸쳐 마무리되고 있는 것처럼 우리 방산기업들도 체급과 체력이 더 높아지길 응원한다.
2019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의 육군 납품 종료 이후 위기를 실감했던 그 무렵 주가는 5만원 근처였다. 그러나 2024년 들어 최고 40만원대까지 상승해 방산의 최고 대장주가 됐다. LIG넥스원도 현재 20만원대의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높은 주가는 현재 실적이 좋고 미래 사업 전망도 밝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2023년 약 130억 달러 수출계약을 했고, 올해는 그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긴장해야 할 뉴스도 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2023년 국제 무기이전'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3년 대한민국은 세계 방산 수출 시장에서 2.0% 점유율로 10위를 기록했다. 직전 5년 9위(2.4%)보다 낮아졌는데, 우리가 폴란드 수출 등으로 상승한 것보다 방산 강국들의 수출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내 어느 대기업은 스스로 '국가대표' 방산기업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국내 최대이고 직원 수도 거의 1만명에 근접하기 때문에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그 존재감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글로벌 방산 매체인 'DEFENSE NEWS'는 '2024 Global Top 100'을 공개했다. 방산기업들이 제출한 2023년 방산 매출액 기준으로 순위를 정한다. 독보적 1위는 록히드마틴인데, 매출액이 자그마치 약 646억 달러(약 75조원)다.
한화그룹(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이 약 64억 달러(약 8조원)로 19위, LIG넥스원이 약 17억 달러(약 2조5000억원)로 58위, 현대차그룹(현대로템+현대위아)이 약 12억 달러(약 1조5000억원)로 73위에 올라 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80여 기업이 방산기업 승인을 받았는데, 글로벌 100위 안에는 세 기업만 들어가 있다. 아직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 현실을 반영한다.
방사청이 공개입찰 공고를 하면 기업들은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른다. 전술중형차량(기아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다목적 무인차량(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원격사격통제체계(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위아), KDDX 구축함(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AESA레이더(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 차세대 우주발사체(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 함정전투체계(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등 너무도 많다. 수주한 기업은 축배를 들지만 패배한 기업은 초상집 분위기가 돼 심각한 내상을 입거나 후유증에 시달린다.
이렇게 기업들이 중복된 사업 영역을 갖게 된 배경에는 2008년 정부의 '방위산업 전문화·계열화 정책' 폐지가 있다.
신규 기업 진입을 제한하고 기존 기업에 독점적 지위를 보장하는 것으로 유도무기 사업은 금성(LIG넥스원), 전차는 현대(현대로템)가 담당했는데, 방산 비리 방지와 경쟁입찰을 통한 예산 절감을 한다며 폐지한 것이다.
그런데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K2전차, K9자주포, FA50, 포병탄약 등은 사실상 경쟁입찰 없이 탄생했지만 효율적인 생산과 투명한 사업 관리를 통해 순항하고 있다. 경쟁입찰이 절대선은 아니었던 것이다.
방산기업 성장을 위해 대형화와 전문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고, 지금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가장 적절한 사례를 보여준다.
2015년 삼성테크윈에서 한화테크윈으로 변신한 이후 약 8년 동안 합리적인 통합과 분리 및 인수합병을 거쳐 지상무기에서 우주항공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종합방산기업으로 성공적 안착을 했다. 제2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어느 기업이 될 것인가. 기업들 간 전향적 인수합병 여건을 조성해 소수의 대규모 기업 체제로 변해야 한다.
2024년 방산 수출 수주 목표액은 200억 달러이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기업들의 대형화와 전문화,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아야 가능하다. 폴란드 수출 같은 행운은 반복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4년에 걸쳐 마무리되고 있는 것처럼 우리 방산기업들도 체급과 체력이 더 높아지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