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학규 사장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사업지원TF를 이끈다. 최근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면서 '조직 쇄신'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반도체(DS) 부문 역량 강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7일 삼성전자는 2025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DX부문 경영지원실장이던 박 사장을 사업지원TF 담당으로 임명했다.

사업지원TF는 전략, 인사 등 2개 기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및 관계사의 공통 이슈 협의, 시너지 및 미래사업 발굴 등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상 과거 미래전략실(미전실)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 조직은 정 부회장이 이끌고 있지만, 최근 반도체 부진과 소극적인 인수합병(M&A) 행보 등 경영진의 판단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삼성 안팎에서는 조직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래 준비를 위한 강화 차원으로 사업지원TF 조직 강화를 위해 이전부터 박 사장과 최윤호 삼성SDI 대표가 거론돼 왔으나, 이번 인사를 통해 박 사장이 자리하게 됐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 VD사업부 지원그룹장, 무선사업부 지원팀장, SDS 사업운영총괄, DS부문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하며 회사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내 핵심사업과 부서를 두루 경험하면서 전체 사업에 대한 폭넓은 안목을 보유한 이력을 바탕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맡으면서 정 부회장과 함께 '재무통'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아직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진행 중인 만큼 당장 교체를 진행하지는 않고 정 부회장을 유임시키며 사업지원TF '투톱' 체제를 선택했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의 항소심 선고는 내년 2월 3일로 예정돼 있다. 여기에 반도체를 둘러싼 경영 환경 불확실성과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임박 등 국제 정세 변수 등에 발빠른 대응을 위해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항소심 재판이 종료되는 내년 2월 사업지원TF 조직이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이 회장 재판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대법원 이후로는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며 "이르면 내년 2월 또 한번 대대적인 인사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