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휴양지에 있는 개인 소유 요트 유지비 수 억원을 법인이 대신 부담하게 하고 해외 고급 호텔·레스토랑 비용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주일가가 세무조사 철퇴를 맞게 됐다. 제조·수출업체를 운영하는 해당 사주는 자신의 사업장에 자녀 명의로 서류상 회사를 설립해 자녀에게 통행세로 수십 억원의 부당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앞선 사례와 같이 사익추구 경영과 도덕적 해이로 기업이익을 독식하면서 정당한 세금을 회피한 탈세혐의 오너일가 37곳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에 오른 유형은 회사 돈을 ‘내 돈’처럼 사용하거나 알짜 일감 몰아주기, 미공개 기업정보로 부당이득을 취한 경우 등이다. 

회사 자산을 사적으로 유용해 조사 대상에 오른 14곳은 해외 호화주택·스포츠카 등 고가의 법인 자산을 취득해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사주 자녀의 해외 체류비·사치비용을 법인이 부담한 사례가 많았다. 이들이 사적으로 이용한 재산 규모는 고급 주택·고가 사치품 등 총 1384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탈세 사례 중에는 사주 손자녀의 해외 사립학교 교육비와 체류비 수억 원을 법인이 부담하도록 하거나 플랫폼 노동자 정산금을 빼돌려 회사 돈으로 개인 별장을 짓고 이를 연수원 용도로 위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돈되는 알짜 일감을 자녀 회사에 몰아준 16곳도 적발됐다. 국세청은 이들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경쟁을 통해 얻을 사업기회를 빼앗아 사주 자녀에게 알짜 사업을 떼어주거나 고수익이 보장된 일감을 밀어주는 방식을 통해 편법으로 부를 대물림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평균 66억원의 종자돈을 시작으로 부당 지원 등을 통해 5년 만에 재산이 1036억원까지 늘었음에도 세법에서 정하는 증여세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공개(IPO), 신규 사업 진출 등 기업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하게 시세차익을 얻은 기업과 사주일가도 적발됐다. 이들은 상장, 인수･합병 등이 예정된 비상장 주식을 취득해 취득가액 대비 평균 20배의 주가 상승 이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탈세 사례 중에는 사주 자녀가 부모로부터 자금을 증여받아 상장예정 주식을 취득하고, 상장 후 주가 약 70배 상승하거나 사주가 비공개 매각 협상 중인 주식 일부를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하여 시세 차익 분여하는 경우도 있었다. 

국세청은 이들이 민생 경제 안정을 저해하고, ‘공정의 가치’를 훼손했다며 사주일가의 사익추구 행위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사를 위해 대내외 정보자료, 금융추적·디지털 포렌식 등 가용한 수단을 적극 활용하고 사기나 부정한 방법으로 세금을 포탈한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 범칙조사로 전환, 검찰에 고발 조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