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증교사 무죄'로 한숨돌렸지만 향후 재판·수사 '첩첩산중'

2024-11-26 15:32
이재명, 공직선거법 2심 가장 큰 위기...대법원까지 유죄 이어진다면 차기 대선 출마 불가능
대장동·백현동 재판, 성남FC 후원금 의혹, 법인카드 유용 의혹 재판도 남아있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위증교사 혐의 사건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 받아 위기를 맞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위증교사 재판 1심에선 무죄를 받으며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향후 재판과 수사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이 대표가 넘어야 할 고비는 여전하다.

우선 1심에서 유죄 판정을 받은 공직선거법 2심이 이 대표에겐 최대 리스크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권은 재판부가 정치적 판결을 내렸다며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과연 2심에서 무죄로 되돌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만약 2심과 대법원에서도 유죄가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앞으로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차기 대선 출마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장동·백현동 재판도 여전한 불씨로 남아 있다. 대장동 사건은 대법원 판결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며 대장동·백현동 개발특혜 비리·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부는 위례 사건 심리를 최근에 끝냈고, 지난 10일부터는 해당 사건에서 가장 복잡한 대장동 사건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할 때 발생한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법인카드 유용 의혹 재판은 향후 수원지법에서 진행된다. 지난 6월에 기소된 대북송금 사건은 관련 자료가 방대해 검토할 것이 많다는 이유로 아직도 공판을 준비 중인 단계고, 지난 19일 이 대표 부부가 기소된 법인카드 유용 의혹 재판은 기일조차 잡히지 않았다. 

해당 사건들에 대한 재판이 모두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앞으로 이 대표는 서울과 수원을 오가며 주 3~4회 재판에 출석해야 하는 강행군을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당 대표로서 당무 수행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다만 다른 재판과는 다르게 공직선거법 사건은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취임 이후 공직선거법 사건 강행규정인 6·3·3원칙(1심 6개월, 2·3심 각 3개월 내 처리)을 지키라며 신속 재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대법원장에 이어 최근 국민의힘도 재판 지연 방지 태스크포스(TF)까지 띄우며 신속한 재판을 촉구하고 있어 재판부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에서는 향후 재판에서 유죄가 나올지, 무죄가 나올지 전망할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선거법 사건이나 위증교사 사건이나 1심에서 유·무죄를 받았다고 하지만 2심에선 또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며 "다만 서초동에서는 이번 위증교사 재판에서 위증죄 정범이 처벌은 받았지만 교사범이 처벌을 받지 못한 판결에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조만간 대법원에서 열리는 백현동 로비스트 김인섭씨에 대한 최종 선고가 백현동 재판에는 영향을 줄 것 같다"며 "만약 김씨가 로비한 게 인정되고 해당 사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판결이 나온다면 앞서 백현동 사건에서 '국토부 협박 때문에 용도 변경을 해줬다'는 이 대표 측 주장은 설득을 잃게 된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법조인도 "이 대표가 치러야 할 사건들이 너무 많고, 재판 성격도 각각 다르다"며 "앞선 재판에서 유·무죄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모든 재판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