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로또' 잡으려 위장전입에 가짜이혼까지…국토부, 상반기 부정청약 127건 적발

2024-11-20 11:05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과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A씨는 부인, 두 자녀와 함께 고양시 아파트에서 거주하면서 모친과 장모를 위장전입 시켰다. 이후 파주(운정신도시)에서 공급하는 '노부모 부양자 특별공급' 주택에 청약해 당첨됐다. 

# B씨는 남편 소유의 파주시 아파트에서 거주하다가 남편과 협의이혼한 후에도 계속해서 동거인으로 거주했다. 이어 이혼 2개월 후 파주(운정신도시)에서 공급하는 '다자녀가구 특별공급' 주택에 청약해 당첨됐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상반기 주택청약 및 공급실태를 점검한 결과 총 127건의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적발해 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지난해 하반기 분양단지 중 부정청약이 의심되는 40개 단지(2만3839가구)를 대상으로 올해 1~6월에 이뤄졌다. 

주택법 위반으로 확정 시 형사처벌과 함께 계약취소(주택환수) 및 10년간 청약제한 조치가 가해진다. 

적발된 주요 유형으로는 위장전입이 107건으로 가장 많았다. 해당 지역 거주자 또는 무주택 세대 구성원의 청약자격을 얻기 위해 주소지만 옮겨서 청약하는 방식이다.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역의 공장, 비닐하우스 등으로 전입신고한 사례도 있었다.

브로커와 청약자(북한이탈주민)가 공모해 금융인증서 등을 넘겨주고 대리청약 및 대리계약하는 자격매매 부정청약의 경우는 1건이 있었다. 

특별공급 청약자격 등을 얻기 위해 주택을 소유한 배우자와 허위로 이혼(실제는 함께 거주)하고 청약하는 위장이혼은 3건이 적발됐다. 신혼부부‧생애최초‧다자녀 등 모든 특별공급은 '무주택세대구성원' 가구에 한정해 공급한다. 

시행사와 당첨자가 공모해 당첨된 주택이 아닌 선택한 주택으로 계약한 사항도 82건 적발됐다. 시행사가 계약기간 중에 계약금을 받고 미분양분 '선착순 공급'으로 꾸며 로열층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또 한부모가족을 대상으로 공공주택 특별공급을 하면서 사실혼 관계에 있는 미혼자와 계약한 사항도 18건을 적발해 당첨취소 처분을 했다. 한부모가족 특별공급은 배우자와 사별 또는 이혼한 자에게 공급하며, 사실혼 관계에 있는 미혼자는 제외된다.

정수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최근 규제지역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청약과열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주택 청약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시장 모니터링과 점검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