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일규 전 참사 "북한군 파병, 주민 의식하지 않을 것…자식 軍 보내면 행방 몰라"
2024-11-15 16:57
통일부·인권위·권익위 공동 주최 '북한인권 공동토론회'
北 외무성-재외공관 인권 대응 외교 전문 12건 공개
"김정은 직접 지시…유엔 내 北인권 기구 설립해야"
北 외무성-재외공관 인권 대응 외교 전문 12건 공개
"김정은 직접 지시…유엔 내 北인권 기구 설립해야"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이 확인되며 국제사회의 우려가 심화하는 가운데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는 "(파병 사실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전혀 의식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탈북해 국내 입국한 리 전 참사는 15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통일부, 국가인권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공동 주최 '북한인권 공동토론회'에 참석해 관련 질문에 "주민들은 일단 자식을 군대에 보내면 그 군대의 행방을 모르게 돼 있다. 북한 시스템이 그렇다"며 이같이 말했다.
리 참사는 이어 "러시아 파병 사실이 주민들에게 소문나기 시작하면 불안하긴 할 것"이라면서도 "그 불안을 표출을 못할 것이다. 2, 3중의 감시 통제 때문에 내 불안감이 러시아에 있을지도 모르는 자식한테도 피해를 미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 전 참사는 이날 북한 외무성과 재외공관이 북한인권문제 대응과 관련해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주고받은 외교 전문 12건을 공개했다.
리 전 참사가 공개한 외교 전문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논의 관련 대응 방침을 직접 지시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 포착됐다.
리 전 참사는 해당 문건의 공개 배경을 두고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규탄 목소리를 다 알면서도 이를 막아내기 위한 작전을 조종하고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함"이라며 "(김정은은) 북한 외무성이 서방을 상대로 어떤 전략을 갖고 나가느냐, 어떤 수위로 대응하느냐 등 모든 전략을 검토하고 비준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김정은은 국제 무대들에서 오고가는 설전을 빠짐없이 보며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을 주고 있다"며 "북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따로 다루듯 북한 인권 문제 역시 특별히 취급하는 유엔 내 기구가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